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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사태가 신용평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 上 신용평가의 반응속도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2-03 15:32

임의평가 도입으로 신평사 경쟁 유도

엔론사태 ‘他山之石’ 삼아야

<굿모닝증권 윤 영 환 애널리스트>


엔론(Enron)사 부도의 파장이 여러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식시장 측면에서 보면 엔론이 아무리 크다 해도 많은 기업중의 하나이므로 충격은 서서히 봉합되겠지만 정치적으로나 회계시스템, 신용평가 측면에서는 상당 기간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신용평가 측면에서 살펴보면, 초반에는 일종의 변명을 담은 리포트(“Playing out the credit cliff dynamic”, S&P,01.12.12)도 있었지만, 결국은 전면적인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례적으로 시장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단계(“The bond rating process in a changing environmen

t”, Moody’s, 02.1.22)에 이르렀다.

외환위기에 이어 대우, 현대사태를 겪어온 우리로서는 전혀 생소한 일도 아니고, 우리 경제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발표되고 있어서인지‘강 건너 불’처럼 미국의 오만이나 지적하는 수준의 대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신용평가를 포함한 많은 금융관련 시스템이 다분히 미국의 시스템에 닮아 있음을 감안하면 적어도‘타산지석’으로 삼을 수는 있을 것이다.



신용평가의 반응 속도

신용평가의 반응 속도에 대한 문제제기는 신용평가의 성실성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신용평가의 가장 기본적 정책의 하나인 ‘경기변동을 일관하는 신용등급(Rate through the cycle)’정책에 대한 수정요구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S&P와 Moody’s가 시행하고 있는‘Credit outlook’시스템은 한편으로는 등급의 안정성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의 정보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대안이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신용평가의 타성(Rating inertia)을 상징하는 것으로 비판받고 있다.

국제 평가회사들은 정기점검(Rating review)주기의 단축, 주요사안에 대한 즉각적인 코멘트나 수시등급조정 활성화, 등급결정절차의 간소화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시장이 활성화되고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도입되면서 통상 10년을 바라보는 장기 안정등급 못지 않게 탄력적인 위험지표 관리의 중요성도 커진 것이다.

그러나 신용등급의 탄력적 조정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고민이다. Rating trigger (‘기한이익의 상실’과 유사개념)로 인해 등급의 하락이 기존 차입금의 무차별적인 회수로 이어져 리스크 지표가 아닌 리스크 자체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후술 Rating cliff 참조).

‘경기변동을 일관하는 신용등급’에 대한 지향은 3년 만기 위주인 우리나라 회사채 신용평가에도 준용되고 있다. 등급의 안정성은 발행채권의 만기구조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처럼 다변화된 수요와 애로요인을 절충한 대안 모색을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 신용평가에서도 본평가, 정기평가, 수시평가에 더하여 담당자에 의한 지속적인 관찰 및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문제는 분석의 빈도가 아니라 정보의 접근과 분석결과의 신용등급에의 적시 반영일 것이다.

더욱이 미국의 경우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 제기되는 신용등급 적시 반영의 문제는 신용평가의 낮은 권위와 아직도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공공의 이익에 대한 배려에 기인한다. 미국의 신용평가는 너무 문턱이 높아 비판을 받는 것이지만 우리의 신용평가는 아직도 미성숙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채권시장의 신용평가에 대한 인식 제고에 따라 이러한 미성숙은 점차 해결되겠지만 간혹 당국을 포함한 시장 참가자들의 조급함과 무리한 접근이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한동안 경쟁논리의 적용과 공적인 평가사 서열화를 통해‘평가의 질’제고를 추진하였지만 부작용만 낳았다.

결국 시장에 의한 자연스러운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의 성숙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신용평가의 제도적 기반도 대체로 정비되었고 채권시가평가 이후 시장의 여건도 상당수준 개선된 만큼‘임의평가(무의뢰평가, Unsolicited rating)’의 도입을 통해 평가회사의 진정한 경쟁을 유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음호 下 ‘정보의 투명성’이 이어집니다>

  • 엔론사태가 신용평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 下 정보의 투명성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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