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이 차입금 축소를 위해 정부로부터 출자받은 주식의 매각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투는 우선 정부 출자주식 중 장부가 7000원의 기업은행주식 6000억원 어치를 외국계 기업에 매각하는 작업을 이번주부터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투는 이미 기업은행주식을 인수 희망하는 외국계 업체에 제안서를 보내는 등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약 3800억원 어치의 기업은행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수출입은행이 블록세일 방식으로 제 3자에게 일괄 매각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어 매각 작업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기업은행주식은 주식유통물량이 적어 시장에 매각할 경우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13일 한투증권 및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최근 기업은행주가가 오르면서 이를 보유한 기관들의 본격적인 매각 작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6000억원 어치의 기업은행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한투는 작년 기업은행주식을 취득할 당시 단가가 7000원이었지만 주가가 하락해 한때 50%의 평가손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최근 주가 상승으로 취득단가 7000원선을 상회하면서 한투는 이번 기회에 차입금 축소를 위해 기업은행보유 물량 주식을 외국계 기관에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렇지만 한투는 수출입은행도 자체 보유중인 기업은행주식을 제3자에게 매각한다는 방침이어서 매각 가격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적잖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입은행은 기업은행주식을 5000원에 매입해 한투증권보다는 매각작업에 있어 훨씬 유리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양 회사의 기업은행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가격 하락은 물론 취득단가가 비싼 한투증권은 매각 작업에 차질을 불러올 가능성도 높아 현재 수출입은행의 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관련업계는 누가 먼저 시장에 주식을 매각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투증권은 이 같은 가격 하락 등의 사태를 막기 위해 양 기관이 신사협정을 맺는 등의 조치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에 관해 검토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