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99년 대우채 환매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 일반법인분을 제외하고 환매를 금지시켰던 금융기관 수익증권의 손실 보전을 위해 다른 펀드로 전환돼 운용중인 대우손실보전펀드에 하이닉스가 편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증권사 지점을 중심으로 해당 금융기관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등 파장이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대우전환펀드의 만기가 이달말부터 내년 봄까지 집중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우채 악몽이 또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투신사 관계자는 “대우전환펀드는 대우채 편입 손실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주고 해당 금융기관들의 대량 환매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내려진 조치”라며 “당시 투신사들은 수익률이 높았던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에 이들 금융기관들의 자산을 옮겨 수익률을 보전해준다는 이면 계약을 통해 운용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만해도 하이닉스 쌍용양회 현대건설 채권 등은 수익률이 높아 투신사들이 이를 해당 펀드에 경쟁적으로 편입시켜 고수익률을 높게 유지해왔으나 최근 해당 기업들의 채무재조정으로 부실채권으로 전락하면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20%씩 상각 작업을 통해 원금에 대한 손실 위험이 커지자 펀드 가입 금융기관들이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서울보다는 지방 상황이 더 안좋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방에 소재하고 있는 모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이번 대우전환펀드의 하이닉스 편입에 따른 환매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투신사 재편을 불러올 수 있을 정도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자들은 현재 상각하고 남은 자금으로는 절대 환매하지 않겠다는 태세여서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수익증권 환매 규모가 큰 몇몇 대형투신사들은 이 같은 환매에 대비해 이를 재유치하기 위한 원금보장형 상품을 만들어 대체해주겠다는 투신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증권사들은 또다시 미매각수익증권으로 보유하고 가입자들에게 환매를 해준 곳도 있는 등 증권사와 투신사마다 대응 방식이 제각각이다.
한편 대우채편입 수익증권 잔고는 지난 99년 12월 29일 기준으로 금융기관분은 37조원이었으나 그후 2년동안 환매를 해간 곳도 있어 현재 시점으로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직 상당 규모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