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수수료 경쟁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우량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 할인 및 면제 행사를 펼침에 따라 업계 전체가 고객이탈 방지, 외형확보를 위해 VIP 수수료 인하정책을 내놓고 있다.
또한 감독당국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음성적으로 우량고객들에 대한 거래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증권사들도 생겨나고 있어 향후 이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되고 있다.
과열된 수수료 경쟁으로 시장변화에 대한 내성이 약화된 국내 증권사들이 이처럼 우량고객이라는 주요 수익원마저 포기한다면 향후 글로벌 시장에 대한 국제 경쟁력은 물론 PB영업을 통한 투자은행화 자체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미 떨어질 때로 떨어진 수수료율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증권사들이 그나마 전체 브로커 수익에서 20~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우량고객들의 수수료 수익마저 포기하면서 외형 늘리기에만 집착하고 있다.
대우 굿모닝증권 키움닷컴 등 일부 증권사들이 우량고객들을 대상으로 수수료 할인 및 면제 행사를 시작하면서 업계 전체가 비슷한 수수료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는 것. 또한 협의수수료를 통해 우량고객에 대한 특별관리에 들어간 증권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전반적인 수수료 인하정책이 문제가 됐지만 최근에는 주요 수익원인 우량고객에 대한 수수료 과열 경쟁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주로 고객 이탈방지를 위해 비슷한 수수료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향후 증권사 수익구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우량고객에 대한 수수료 경쟁에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중소형증권사들이다. 시장기반이 넓은 대형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에 따른 우량고객들의 이탈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지만 중소형증권사들의 경우 비슷한 수수료라도 서비스 차원에 따라 고객이탈이 잦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들 증권사들은 대형증권사들이 고급화된 서비스를 통해 우량고객에 대한 마케팅을 펼칠수록 위기의식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열된 수수료 경쟁으로 수익이 낮아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우량고객들의 수수료를 할인해 줄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였다”며 “업계 전체가 갈수록 시장변화에 대한 내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