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관전용펀드가 급증하면서 투신사들이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운용펀드간 편출입을 통해 수익률을 보전해 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기관전용펀드 수익률이 일반 공모펀드를 훨씬 상회함에 따라 일반 공모펀드의 초과 수익을 기관전용펀드에 편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애궂은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투신사 관계자는 “최근 기관전용펀드의 수익률을 자세히 보면 일반공모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훨씬 높게 나오고 있어 펀드 편출입 등 부당 운용에 관한 의혹이 일고 있다”며 “투신사들이 기관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해 수익률을 더 높여줄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른 투신사 관계자도 “투신사들은 보통 기관전용펀드와 일반공모펀드를 분리 운용하는게 아니라 서로 섞어서 운용하기 때문에 공모펀드 수익률중 일부가 펀드편출입을 통해 기관전용펀드로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수익률 조작은 선관자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투신사가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최근 기관들의 자금 운용 아웃소싱이 급증하면서 투신사들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수익률 높이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익증권 판매사인 증권사의 한 관계자도 “기관들이 투신에 맡기는 자금이 워낙 거액이다 보니 향후 기관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익률을 제대로 내야한다는 현실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최근 기관전용펀드의 수익률이 일반공모펀드보다 높게 나오는 것은 펀드 편출입외에도 운용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공모펀드보다는 기관전용펀드에 우위를 두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기관전용펀드와 공모펀드를 분리해 운용할 수 있는 방화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칫 국내 투신시장이 외국과는 반대로 일반공모펀드 위주로 발전하는게 아니라 기관전용펀드 위주로 흘러가게 되고 개인투자자 보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기관전용펀드가 이처럼 활성화된 배경은 지난 99년 신설투신사들이 많이 생겨나면서부터다. 기관들의 자금을 유치해 수탁고를 올리기 위해서는 기관들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투신사들까지도 기관 자금을 한푼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부실채권 등을 공모펀드로 빼돌리는 등 부당 운용의 온상지가 되어 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