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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서울은행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10-21 19:01

[苧洞칼럼]

최근들어 서울은행 해외매각 실패 이후 연일 볼 성 사나운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다. 부모 잘못으로 도저히 제집에서 키울 수 없어 해외로 입양시키려고 동네사람 쌈지돈(공적자금)까지 쏠쏠히 털어 새 옷 사입히고 때 빼고 광내고 지참금에 연지 곤지 찍어 선보였더니 돈많은 이방인은 이리저리 재더니 결국 못 데려가겠다고 오리발이다.

딱지 맞은 서울은행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번 툇자 맞고난 다음 생모(금융당국)가 보이는 태도가 더 한심스럽다. 겉으로는 이제 난 더 이상 재간이 없으니 네가 스스로 알아서 팔려갈 계획을 만들라고 하면서도 스스로 몸을 추스릴 여유도 주지 않고 이번에는 동네에다 팔겠다고 저자거리로 내 몬 것이다.

때 아니게 시장 바닥에 내 둘려진 것을 이번에는 동네 부자부터 온갖 잡상인들이 모두 너남없이 한번씩 집적거리고 있다. 상식적으로 보아도 데려갈 의사도 없거나 정작 자기 몸하나도 추스릴 능력도 없는 은행이나 기업들 이름이 인수자로 오가고 여론을 저울질하며 이사람 저사람 손때를 타는 사이 빚낸 돈으로 단장한 모습은 계속 추해지고 있다. 값어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정작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생모라는 판매 주체가 일부러 장터 바닥으로 마구잡이 내모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산업 재벌의 은행 소유금지라는 금칙을 어겨 가면서까지 은행주식소유한도제를 바꾸어 은행 소유 문턱을 넓힌것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는 특정한 동네부자에게 헐값으로 서울은행을 넘기려는 속셈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하는 것이다. 이리 저리 아무리 내둘려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으니 은행산업에 평생 눈독을 들이던 당신이 데리고 가서 소원이나 풀고 구전이나 챙기려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왜 산업재벌의 은행 지배를 반대하는가를 설명하는데는 별다른 어려운 경제이론이 필요없다. 은행을 소유하려는 산업자본의 속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여기 있다. 대우가 망하기 직전 김우중회장은 이런 ‘뻥’을 쳤다. 국제적인 자본을 끌어 모아 초대형은행을 만들겠다고. 그래서 그돈으로 대우를 살리겠다는. 초대형은행이 만들어질리도 없었겠지만 만에하나 만들어져 그돈이 대우로 들어갔다고 가정하면 그결과는 어떻게 되었겠는가. 대우도 망하고 은행도 망하는 모습을 또 한번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과거 개발독재 시절과는 달리 금융은 더 이상 산업 자본의 종속변수가 아니다. 독립변수로서 금융산업 나름대로의 발전논리가 있다. 우리는 그동안 금융을 산업자본의 종속변수로만 생각하다 환란이라는 국가 위기를 겪지 않았던가.

금융산업의 독자적인 논리로 성공한 케이스를 우리는 바로 가까운데서 찾아볼 수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를 보라. 지금까지는 산업 자본과 독립적으로 충분히 성공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정치 외풍으로부터 은행을 지키기 위한 재일교포 회장의 눈물겨운 노력과 충직한 마당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우리 금융 풍토 하에서는 보기 드문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버린 자식 취급을 받아가며 저자거리로 내몰리는 서울은행을 보며 한국의 금융산업의 장래를 슬프게 생각하며 이글을 쓰는 필자는 그저 그렇다 치더라도 정작 당사자인 서울은행의 강정원 행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마음은 얼마나 참담하겠는가. 그 마음이 참담하고 자괴스럽지 않다면 그 또한 이시대 한국의 금융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실 서울은행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어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겠는가. 정작 마음속으로부터 진정으로 자괴스러워야하고 수모를 느껴야할 사람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이지경으로 까지 만든 정책당국이라 할 것이다.

비록 시집 가기도 전에 소박부터 맞은 격이지만 서울은행은 어디까지나 부모 모두로부터 잊혀지기를 원하는 우리 금융의 사생아가 아니라 어디로 팔려가더라도 행복하게 살아야할 불쌍한 작은 누이이다.

아직 은행마감 시간이 지나지 않았으면 가까운 서울은행을 찾아 통장이라도 하나 만들 일이다.



강 종 철 편집위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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