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주택 합병은행 탄생이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합병은행 카드사업 향방에 다시금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특히 합병은행 복수카드사업 영위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여전법이 개정될 기미를 보임에 따라 양 은행이 합병되더라도 카드사업은 듀얼체제로 가는 안이 힘을 얻고 있어 더욱 그렇다.
지난 3일 재경부는 여전법 개정안을 마련, 이달말 국회통과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중 하나가 여전법 6조 3항의 동일기업집단이 복수의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설립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을 폐지하겠다는 것.
그러나 최근 국민카드 노조가 여전법 개정에 대한 결사 반대의 입장을 표명, 합병은행 카드사업 향방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국민카드 노조는 현재 임단협중이라 적극적 액션을 취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재경부 및 국회를 상대로 집회를 갖는 등 구체적 행동에 돌입할 의사를 밝혔다.
국민카드 노조가 주장하는 정부의 여전법 개정의 진정한 의도는 정부주도의 강제합병 추진 은행들이 복수카드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 합병 추진의 걸림돌을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것. 또한 지난 4월 출범한 우리금융그룹내 4개 은행들이 제각각 카드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통합에 필요한 투입비용없이 조기에 공적자금 회수를 하겠다는 것도 여전법 개정의 의도라고 지적했다.
국민카드 노조의 이 같은 주장은 다소 설득력을 지닌다. 우선 여전법 개정안 도출 시점이 절묘하다. 여전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일은 지난 4일로 추석연휴가 끝난 시점이다.
특히 여전협회의 여전법 개정에 대한 의견제출일이 지난달 29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재경부의 여전법 개정 의지는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의견수렴 이전에도 팽배했음을 반영한다.
또한 지난 5월 금감위는 ‘신용카드업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서도 2001년부터 카드사업 신규진입은 허용하되 2~3년간은 허가요건을 엄격히 설정, 제한적인 진입을 허용하겠다는 정책을 수립했다. 그런데 불과 정책수립 5개월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카드시장 경쟁을 격화시킬수 있는 여전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분명 있다. 즉 합병은행 및 우리금융그룹내 카드사업이 듀얼체제로 가기위한 ‘사전포석’적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최근 주택은행 카드사업본부에서 합병은행의 카드사업은 국민카드와 별개로 운영될 것이라는 의견을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이다. 그동안 주택은행은 카드사업이 듀얼체제로 갈 것이라는 내심을 갖고는 있었지만 여전법이 발목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표면적으로 노출시키는데는 굉장히 조심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리금융그룹이 최근 현금서비스, 카드론은 4개 은행이 그대로 가져가고 연내에 설립될 카드자회사는 공동 상품개발 및 마케팅 분야만 담당하겠다는 플랜을 제시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한편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여전법 개정에 대한 국민카드 노조의 반대가 합병은행 출범 이후의 국민카드 위상에 대한 위기감의 발로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합병은행이 두 개의 카드사업을 영위할 경우, 국민은행의 카드영업이 국민카드와 주택카드로 분산될 것은 명약관화이기 때문. 특히 카드사업이 은행 최대의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합병은행은 국내 최고의 대형은행이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카드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합병은행이라는 모회사와 국민카드라는 자회사간의 카드영업 경쟁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또 합병은행이 최대 주주인 골드만삭스, ING 등의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국민카드 매각이라는 시나리오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국민카드가 갖는 위기감의 하나이다.
현재 국민은행은 국민카드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고 국민카드 영업의 40%정도를 담당하며 연간 2000억원정도의 업무위임 및 주주배당에 대한 대가를 국민카드로부터 받고 있지만 주택은행 카드사업이 연간 3500억원(비용제외)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가설이다.
그러면 국민카드 노조의 여전법 개정 반대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 국민카드 노조위원장은 “한시적으로 동일집단 내 중복 영업이 불가피한 경우 현행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특례를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며 법개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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