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운용전문인력을 대거 충원해 내부 운용을 강화할 움직임에 대해 관련업계가 기금운용의 아웃소싱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전문운용인력을 17명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20명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국민연금의 운용 계획에 대해 투신을 비롯한 자산운용업계는 기금의 외부 위탁 운용기관에 대한 불신감이 여전히 깊어 자체 운용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투신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자체적으로 기금을 운용하기에는 운용체계가 낙후돼 있어 자체 운용 강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연금은 단기운용의 반복과 운용체계의 낙후로 장기 투자전략을 수립하는데 많은 한계가 있었다”며 “최근 기금 규모가 늘어나 오히려 기금 운용을 아웃소싱해야 할 상황인데도 자체 운용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수립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자체 운용을 강화하는 것은 투자대상의 다변화와 기금 규모가 한달꼴로 1조원 이상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코스닥, 벤처 부동산 등에도 투자할 계획으로 운용전문인력 확충은 불가피하고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운용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투자업무를 통한 기업감시와 자본시장 효율성 제고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이상 기금의 성격을 고려한 중장기적 위탁운용방안을 모색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외부위탁을 통한 투자규모가 1조원에 불과하지만 정통부의 경우 활발한 아웃소싱을 통해 10조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어 증시 활성화 등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볼 때 시사점이 크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기관투자가들의 자산운용에 대한 감시와 견제장치가 부족한 상황에서 자체 운용을 강화하는 것은 과도한 위험 부담이 따른다는 점이다. 특히 운용전문인력에게 일반직원과 같은 급여 체계를 적용하는 등 양질의 운용인력 충원이 힘든 상황에서 수익율 제고나 건전한 운용은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운용시스템 낙후는 투신사와 같은 장기적 자산운용계획이나 합리적인 운용프로세스를 만들 수 없는 한계를 노정시켜 창의적인 운용 여건에 제약이 따를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금리가 10%대 이상의 고금리 상황에서는 굳이 정교한 자금운용전략이 필요치 않았다”며 “저금리인 지금의 여건에서는 조달 비용을 상회할 만한 투자 대안 마련이 힘들어 연기금 상당수가 지급여력이 약화되고 심지어는 기금 고갈도 우려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