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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인가 전산맨인가’

김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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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08-22 21:53

은행 IT자회사 분리 놓고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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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인정하고 전문성 키워야” 중론



은행권 IT자회사 설립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물론 전산부 전체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은행원에서 IT업체 직원으로 명함을 바꿔야 하는 전산부 직원 개개인의 혼란과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반면 자회사 설립을 포함해 전산부문의 독립경영이 대세로 자리잡은 만큼 은행원이 아닌 IT전문가로서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그 동안 은행합병과 지주회사 설립, IT아웃소싱 등과 관련 자회사 설립이 꾸준히 추진됐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하나-한미은행을 시작으로 국민은행, 신한은행, 농협 등의 자회사 설립논의가 구체화됐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IT아웃소싱을 추진하던 제일은행의 계획도 일단 백지화됐다. 자회사 설립이 전략적으로 이용된 경우도 있었지만 은행에서 IT조직분리에 대한 척박한 인식을 대표하는 사례들이다.

최근 MOU를 통해 3사분기내 IT자회사 설립 계획을 밝힌 우리금융지주사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흡수통합에 대한 거부감으로 경남 광주은행의 반발이 거센데다가 이번 주 초에는 전산통합 TF팀에 참여하고 있는 한빛은행 인력이 전원 철수했다. 물론 IT자회사 설립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은 아니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IT자회사 설립 혹은 토털 아웃소싱 등 전산조직 분리에 대한 직원들의 마음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주로 자회사 설립을 통한 구조조정 반대 차원에서 노조의 목소리가 높기도 하지만 가장 근본적으로는 직원들의 불안감과 거부감이 팽배하다. 실례로 우리금융지주사 IT자회사 분리와 관련 한빛은행 전산직원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93%의 직원이 반대의사를 밝혔다.

반대입장의 가장 근저에는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 IT자회사로 소속이 바뀔 경우 직접적인 수익창출에 대한 압박과 함께 첨예한 경쟁환경에서 과연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그것이다.

또한 전산서비스가 수익센터化 되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금융기관 IT인력들의 경우 대부분 단순 유지보수업무에 치중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메인프레임 기반의 舊기술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다.

IT회사 직원으로 소속이 바뀔 경우 신기술 습득은 물론 새로운 조직과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자회사의 경쟁력도 의문시되고 있다. 물론 母회사에 대한 IT서비스 수익이 존재하지만 기존 인력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특히 배타적인 국내 금융기관들이 경쟁업체 IT자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 전문성을 높이고 마케팅 조직을 별도로 꾸린다고 하더라도 수익원 확보가 쉽지 않거나 대규모의 인원정리 내지는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금융권 의사결정권자들과 IT업계 관계자들은 자회사 설립과 아웃소싱으로 인한 전산경영 분리와 이에 따른 직원들의 입지변화는 현실적인 대세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용에 대한 불안감은 자기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

IT자회사 이행시 대체로 고용승계와 함께 일정 기간동안 전문가 양성과정을 제공하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자기개발에 소홀하거나 현실안주를 바라는 직원들은 은행 내에서도 조만간 입지가 점점 축소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IT인력들의 경우 내부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았지만 전체 구조조정 차원에서는 피해가 적은 편이었다. 또한 벤처 및 IT열풍과 함께 상대적으로 이직 기회도 많은 편이었다.

IT자회사 독립은 은행권에서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사와 신한금융그룹이 IT자회사 분리를 추진중이며 합병국민은행도 자회사 분리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초대형 은행의 등장과 함께 대형화에 동참하지 못한 은행들은 아웃소싱 내지는 공동개발과 함께 비용절감 및 투자의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경쟁에 나서야 한다.

굳이 자회사로 분리되지 않더라도 사업부제에 따른 독립채산제 시행과 조직 및 개인성과 측정시스템이 정교하게 가동될 경우 기존 조직 및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전산독립 경영이 자리잡을 경우 자회사 분리라는 외형을 갖추지 않더라도 결국 동일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 이럴 경우 오히려 은행보다는 별도 자회사에서의 전문기술 습득이 더 용이한 것이 사실이다.

관계자들은 대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전산자회사 설립이 가시화될 경우 전산조직과 서비스 프로세스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산직원 개개인들도 기존의 반대입장과는 별도로 새로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으로 강조하고 있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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