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다음달 오픈 플랫폼 기반의 차세대 코아뱅킹시스템에 대한 벤치마크 테스트를 실시한다. 조흥은행은 HP와 컴팩의 유닉스 플랫폼에서 IMS ‘뉴톤’과 FNS ‘뱅스’ 솔루션을 탑재해 오픈시스템으로의 이행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조흥은행은 이를 통해 오픈시스템의 대용량 처리 가능성과 안정성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특히 이번 BMT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오픈 환경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는 은행권에서 유닉스시스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 질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국내 은행권의 대표적인 차세대 패키지인 ‘뱅스’와 ‘뉴톤’의 대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흥은행은 그동안 차세대 뱅킹 플랫폼과 관련 오픈환경으로의 이행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파일럿 테스트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 초 아더 앤더슨과 ISP컨설팅을 계기로 오픈환경 채용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
아더 앤더슨은 컨설팅을 통해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 현재 호스트로 사용중인 유니시스 제품을 유닉스베이스로 전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또한 기획 등 핵심업무를 제외한 개발 및 유지보수 등 전체 업무로 아웃소싱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조흥은행은 BMT 대상업무와 하드웨어 선정과정에서 실제 차세대 뱅킹시스템의 구현툴인 차세대 솔루션에 대한 직접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조흥은행은 올해 초 하드웨어와 코아뱅킹솔루션 등 총 5개 업체에 오픈 플랫폼 기반의 차세대시스템과 관련된 정보제공 요청서(RFI)를 발송한 바 있다.
대상은 한국HP와 컴팩코리아, 한국후지쯔 등 서버벤더 3곳과 IMS와 FNS 등 솔루션 벤더 2곳. 조흥은행은 24/365 무정지시스템을 기반으로 특정벤더에 예속되지 않고 유지보수 비용을 최소화활 수 있는 시스템을 주문했다. 또한 신상품 개발이 용이하고 딜리버리 채널 통합이 가능한 시스템을 주문했다.
BMT에서는 HP 슈퍼돔과 컴팩의 알파서버를 테스트 환경으로 동일하게 제공하고 ‘뉴톤’과 ‘뱅스’ 솔루션이 각각 적용돼 최상의 퍼포먼스 조합을 찾게 된다. 이번 BMT는 두 가지 의미에서 은행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대용량 처리와 관련 오픈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게 된다. 또한 국내 대표적인 유닉스 기반의 차세대 코아뱅킹 패키지인 ‘뉴톤’과 ‘뱅스’에 대한 우열이 가려지게 된다.
지난 몇 년간 오픈시스템 채용을 놓고 꾸준히 고민해온 조흥은행은 이번 BMT를 통해 객관적인 검토작업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조흥은행의 하루 최고 트랜잭션 규모는 1300만건에 달했던 만큼 이번 테스트에서는 2000만건 이상의 처리능력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일 오픈환경 하에서 2000만건 이상의 트랜잭션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음이 검증되면 운영상의 난제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인식전환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고질적으로 지적돼 왔던 처리능력 및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기 때문. 수많은 트랜잭션을 처리해야 하는 은행권은 증권 보험사들에 비해 오픈시스템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관점을 취해왔다.
조흥은행은 이번 테스트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잠시 주춤했던 오픈 플랫폼의 차세대시스템 도입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메인프레임에 대한 미련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기 때문.
IMS와 FNS의 대결도 흥미를 끌고 있다. IMS의 ‘뉴톤’과 FNS의 ‘뱅스’는 국내 대표적인 오픈 플랫폼 기반의 코아뱅킹솔루션이다. 특히 은행권에 구축사이트를 확보하고 있어 이미 검증을 거친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환은행 차세대 프로젝트에서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메인프레임 기반의 IBM 솔루션과 함께 3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유닉스 하드웨어 플랫폼 하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BMT 결과는 향후 두 솔루션의 행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번 BMT를 통해 최상의 퍼포먼스를 기록한 코아뱅킹솔루션은 향후 조흥은행 프로젝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조흥은행은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철저하게 오픈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진행해 그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꾸준하게 脫 메인프레임 전략을 고수해 온 조흥은행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많지 않아 보인다. 메인프레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시 IBM을 선택하기에는 너무 많이 와버린 것. 이에 따라 오픈시스템 도입을 추진중인 조흥은행과 2000만건 이상의 트랜잭션 처리능력에 대한 검증을 원하는 은행권, 여기에 솔루션 벤더로 참여하는 업체 모두에게 이번 BMT는 아주 뜻깊은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