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시가평가, 사무수탁, 펀드평가, 회계감사제 도입 등 제도 개선을 이룬 투신이나 자산운용사가 은행이나 보험사에 비해 훨씬 유리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최근 변화된 수탁고 규모면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 97년말 대비 수익증권 수탁고는 150조원이었던데 비해 은행신탁은 250조원으로 월등히 앞섰다.
98년초에는 신설투신사들이 장부가 채권형상품을 설정하면서 자금이 봇물처럼 유입됐고 99년 6월에는 현대투신의 바이코리아펀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몰렸다.
이에 따라 99년말 수익증권 수탁고는 253조원대로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였으나 은행신탁은 150조원대로 내려 앉았다.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올해 7월말 수탁고 현황을 보면 은행신탁은 65조원, 수익증권은 165조원대로 수익증권이 계속 우위를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투신사, 자산운용사는 작년초부터 전면적 시장 개방으로 제도 법령상의 개선을 이뤄 무한경쟁에 돌입한 상황이지만 은행신탁의 경우 변화에 뒤쳐져 경쟁대열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변액보험 상품의 등장으로 보험사도 자산운용기관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인하로 역마진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향후 자산운용시장에서 투신사와 자산운용사 등 양 기관이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구나 은행신탁에 비해 자산운용구조에 대한 견제가 다양화돼 있고 수익자를 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춘 투신사와 자산운용사가 보다 유리한 환경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자유로운 상품개발이 최대한 보장되는 환경을 마련, 상품개발 경쟁을 촉진하고 판매제도의 혁신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 다양한 판매서비스 경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