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이 현대석유화학의 회사채 만기가 이달부터 속속 도래함에 따라 만기 연장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주채권단인 한빛은행이 최근 현대석유화학에 대한 만기연장을 올 10월까지 연장해줄 것을 일방적으로 투신권에 통보했다.
이에 투신권은 한빛은행이 타 채권단의 의사는 확인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만기연장을 요구하는 것을 현 상황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투신권은 현대석유화학의 회사채를 3800억원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2900억원이 올해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다.
현재 투신사 대책반에서 나온 방안은 상환액 중 80%는 현대석유화학으로부터 현금으로 상환을 받고 나머지 20%는 현대석유화학 CP를 인수하는 지원이 유력시되고 있다. 투신권중 교보 신한 삼성 조흥투신등이 회사채 보유규모가 많다. 이에 따라 투신권은 한빛은행과의 만기연장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소송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석유화학은 대주주 지분 감자를 통해 매각 작업을 준비중에 있으며 매각 대상은 덴마크 석유회사인 보레알레스사와 국내 호남석유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빛은행이 추진중인 현대석유화학 대주주 감자 문제는 일부 대주주들이 반발하고 있어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아더앤더슨이 현대석유화학의 실사 결과 순자산가치가 6800억원에 이른다는 내용을 발표했지만 한빛은행측은 자체 실사를 통해 10월까지 결과를 발표해 매각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대석유화학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대주주 지분 감자와 부채 탕감, 채무재조정등의 절차가 필요한 만큼 한빛은행측은 투신권에 대해 이자는 지급할 테니 회사채 만기를 10월까지 연장해달라는 입장을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투신권은 주채권단의 성실한 협의 자세가 없는 한 이를 받아들일수 없다는게 현재까지 입장이다.
현대석유화학 투신권 대책반은 당분간 협의과정을 통해 현 지원 방안을 고수하되 일방적인 주채권단의 요구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투신권의 재산도 아닌 고객 재산을 마음대로 처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