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지난달로 예정됐던 외환카드의 매각협상시한이 이달말까지 연장됨에 따라 외환카드 매각건이 다시 화제에 올랐다. 외환은행은 금융감독원에 제시한 경영정상화 계획에 따라 6월말까지 외환카드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하고 지난 3월부터 씨티은행과 매각협상을 벌여 왔다.
외환은행측은 외환카드가 지난해 1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데다 올해도 2배 이상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당초 제시한 9000억원은 제대로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외환은행은 지난달까지 외환카드 지분전량을 매각, 최소한 7000억~8000억원 정도의 특별이익을 내 지난해 9.19% 인 BIS비율을 10%로 끌어올려 독자생존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반면 시티은행은 국내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지난달 신용카드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인수대금으로 5000억원을 고집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차이로 외환카드의 매각협상은 다음달로 시한이 연장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환은행은 지난달 27일 시티은행과 진행중인 외환카드 매각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협상결렬에 대비, 매각협상과 코스닥 등록절차를 병행해 추진한다는 案을 발표했다. 외환은행은 어떠한 경우에도 외환카드의 헐값 매각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외환은행은 당장 카드사를 매각하지 않고도 올해 예금보험공사와 체결한 경영정상화 계획의 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각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외환은행이 외환카드의 매각가격에 따라 향후 독자회생 여부가 판가름 되기 때문에 기업공개 추진을 협상용 카드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외환카드는 은행이 매각과 IPO를 동시 추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기업공개작업에 착수했다. 외환카드는 그동안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하게 계속되면서 조직개편과 카드 신상품 출시 등 주요 경영사안이 보류돼 코스닥 등록에 대해 내심 반기는 눈치다.
하지만 매각이 극적으로 성사될 경우 대주주 지분변동에 따라 IPO는 당분간 물건너 갈 수 밖에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외환카드는 향후 외환은행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마케팅 방향이나 영업기획 등 회사의 밑그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영화 기자 yhl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