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의 젝 웰치회장도 불안해하는 경영자들이 복잡함을 만들고 있다며 명확하고 현실적인 사람은 가장 단순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기관들도 복잡함과 과잉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셀 수도 없는 상품과 서비스, 쌓여가는 마케팅 채널 등 ‘모든’ 금융기관들이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지만 얼마안가 ‘모든’ 금융기관이 뒤쫓아 유사한 상품들로 복잡한 미로를 만들고 만다. 대고객서비스 강화와 타기관간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수익성’이라는 원래 목표는 잊혀지고 말게된다.
기존 오프라인의 전략과 사고로 접근되는 e-비즈니스 분야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e-비즈니스 전략들이 고객확보와 유치에만 치중해 온 것이 사실이다. 금융기관들도 조급함과 외형경쟁으로 각종 제휴와 그럴듯한 이벤트로 고객 늘리기에 분주했지만 고객유지와 거래유도를 통한 수익고객화는 뒷전이었다.
관계자들은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한다. 안정적인 인프라 강화와 함께 해당 금융기관의 핵심업무에 대한 경쟁력 확보가 성공적인 e-비즈니스 첫번째 조건이 된다는 것. 명확한 전략에 근거할 경우 외형경쟁과 순위경쟁에 대한 유혹도 과감하게 뿌리칠 수 있다.
조직의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도 필수 요소이다. e-비즈니스를 추진하면서 정작 내부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비용을 줄이는 노력이 부족했다. 과거 업무 프로세스에 인터넷이라는 도구만 연계시킨다고 해서 e-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인인증과 표준약관 등 공동인프라에 대한 참여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감을 주지 못하면 개별 기관이 ‘독야청청’하는데는 명확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기관의 e-비즈니스는 이제 본격적인 수익창출에 기여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e-비즈니스에 투자되는 비용을 감안할 때 단순한 고객채널 내지는 절차개선으로서의 인터넷 비즈니스는 큰 의미가 없다.
이에따라 e-비즈니스에 사활을 걸고있는 금융기관들은 오프라인과의 조화와 함께 온라인에 특화된 전략적 접근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고객의 개념도 반복적인 트랜잭션을 일으키고 수익에 기여하는 대상으로 한정되어야 하고 수집된 고객정보를 마케팅 등과 연계해 본격적인 부가가치 창출에도 주력해야 한다. 여기에는 최고의 화두를 고객만족이 아닌 수익창출에 두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획기적인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