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더비(Derby)에 위치한 동 은행은 98년 10월 영국 프루덴셜이 설립한 순수 인터넷은행으로서 지점이나 ATM 하나 없이 인터넷, 콜센터 및 우편을 근간으로 소비자금융을 특화하고 있다.
■에그뱅크의 시사점
임직원이 1,500명에 불과한 소형은행이지만, 경쟁은행보다 1.5∼2.0%포인트 높은 예금금리를 배경으로 수신고가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설립 12개월만에 예금자수가 70만명, 수신고가 70억파운드로 성장하였다. 당초 은행이 설정한 수신고 목표가 5년후 50억파운드였음에 비추어 볼 때 은행 스스로도 놀라운 실적을 올렸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에그뱅크의 수신증가는 같은 기간 영국전체의 수신증가의 22%에 해당하며, 70억파운드의 예금고는 약 13조원으로 우리의 경우 신한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경이적인 성과임을 새삼 실감케 한다.
현재 에그뱅크는 신용카드와 개인대출시장에서도 놀랄만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데, 신용카드대출에서도 5~8%포인트 낮은 파격적 금리를 제공하여 현재 보유자는 15만명이며, 대출건수도 15만에 이른다.
에그뱅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 즉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출 수 있는가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기존의 은행 영업전략과는 다른 몇가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지점, ATM 등을 전혀 운용하지 않는 등 전통적 은행과는 전혀 다른 영업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둘째, 주수익원은 예대마진이 아니라 보험이나 다른 투자상품의 판매 수수료 또는 투자수익이다.
따라서 예금창출의 동기가 예대마진 보다는 다른 금융상품과 교차판매를 위한 것이다. 에그뱅크는 전통적으로 은행의 주업무인 예대업무에서는 수익이 극히 미미하거나 경우에 따라 오히려 적자를 기록하면서 광고나 다른 상품의 판매 수수료 수입을 극대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셋째, 전통방식의 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기업가치분석(valuation)이 차등화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금년 중에 상장될 예정인 에그뱅크의 시장가치는 현재 시가총액이 10∼40억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에그뱅크의 가치를 분석함에 있어서 다른 인터넷기업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순이익보다는 미래 성장성이 비중있게 반영되고 있다. 에그뱅크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질수록 성장성을 중시하는 투자가들로부터 더 높은 평가를 받게되므로, 기존 은행의 자본조달과 차별화될 수 있다.
■국내에서의 인터넷뱅킹
우리나라에서 에그뱅크와 같은 순수 인터넷은행을 설립하고자 한다면, 당장 은행소유제한, 최소 자본금요건 등 현행 은행법에 따른 은행설립 인가기준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혁신적인 금융기관이 활발하게 영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 충분히 갖추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인터넷을 통한 주식거래는 낮은 매매수수료를 배경으로 전체 거래소거래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뱅킹의 경우 국내은행들이 최근 많은 관심을 보이고 적극적으로 활성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이용도는 아직 높지 못한 실정이다.
주식의 위탁매매와는 달리 은행업무의 속성상 인터넷뱅킹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인프라구축 뿐만 아니라, 은행의 서비스능력, 인터넷 인터페이스에 상응하는 후선업무의 전산화 등의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금융감독당국이 인터넷뱅킹의 확대에 수반된 위험요소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고,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금융시스템의 위험 등의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치중하다보면 에그뱅크와 같은 혁신적인 금융기관이 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국내은행이 제공하는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지만, 에그뱅크의 사례는 외국금융기관이 인터넷뱅킹을 통해 국내시장을 급속히 잠식할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즉, 여러 가지 제약요인에 의해서 국내은행에 의한 인터넷뱅킹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에그뱅크와 같은 순수한 인터넷은행 혹은 인터넷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은행이 국내은행의 수익기반을 크게 흔들 수 있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즉 외국금융기관은 국내은행의 인수를 통하지 않고서도, 축적된 기술과 브랜드이미지를 앞세워 제한된 점포를 가지고도 인터넷거래를 통해 국내은행의 수익기반을 잠식할 수 있다.
■외국은행의 국내진입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의 해외매각 추진과정에서 국내 영업에 관심이 있었던 일부 외국은행들은 은행의 전체매각(whole bank sale)이 아닌 부분매각(partial bank sale)을 고집한 바 있는데, 이는 국내에서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려는 외국은행들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이미 씨티뱅크, HSBC 등의 은행들이 앞선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아시아에서의 인터넷뱅킹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특히 씨티뱅크의 경우 연 2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인터넷뱅킹과 관련하여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뱅크는 싱가포르에서 점포를 통한 예금유치 실적이 전체시장의 2%에 불과하지만, 인터넷뱅킹을 통한 예금시장에 있어서는 1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홍콩에서는 동 은행의 전체거래 중 60%가 ATM이나 전화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1998년에 인터넷영업을 시작한 이래 전체거래의 6%가 인터넷을 통해 이루지고 있다.
국내은행 입장에서 또 한가지 경계해야 할 대목은 외국에 소재한 은행이 인터넷상으로 국경을 넘어서 직접 국내고객을 유치하여 은행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다. 현재 에프샵뱅크(Fsharp Bank)와 같은 은행이 이러한 역외 인터넷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일랜드은행(Bank of Irland)의 자회사인 이 은행은 현재 엔화, 홍콩 달러, 오스트레일리아 달러 등 총 24개의 통화에 대해 영업을 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는 무역거래에 수반되지 않는 원화의 교환성(convertibility)이 극히 제약받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은행에 의한 국경간거래(cross-border banking)의 가능성이 아직은 희박하지만, 원화의 국제화가 진전되는 경우에는 에프샵뱅크(Fsharp Bank)와 같은 역외 인터넷은행이 국내은행에 적지 않은 위협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잠재적 위협요인에 대비해 국내은행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논의를 인터넷뱅킹에 국한한다면, 당연히 대답은 국내은행이 인터넷뱅킹에서의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인터넷뱅킹에서 우위에 선다는 것은 정보기술에 투자를 얼마나 많이 하는 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프라가 갖추어졌을 때 얼마나 앞선 기술과 신뢰도를 가지고 많은 고객을 확보하여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금융기관의 전략
이를 위해서는 금융혁신을 가능케하는 기업문화와 인력개발 및 인센티브 부여가 중요하며 고객정보의 효과적 이용, 고객의 선호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개발능력, 후선업무의 효율화 등 많은 분야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비단 인터넷을 통한 영업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어떠한 영업모델을 채택하는 지와 관계없이 은행의 생존차원에서 긴요한 것이다.
외국은행들이 국내에서의 인터넷뱅킹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쉽게 시장을 잠식하기에는 어려운 점들이 있다.
국내시장에서 오랜 기반을 다진 국내은행들은 외국은행에 비해 더 탄탄한 고객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고객의 신뢰성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중소기업이나 비상장기업의 신용평가에 있어서 국내은행이 외국은행에 비해 잇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잇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정보기술의 발달과 소비자 인식변화가 진전될수록 쉽게 사라질 수 있다.
국내은행들은 인터넷뱅킹의 성장 잠재력과 향후 은행산업의 환경변화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규제완화 등 대응 필요
인터넷뱅킹을 포함한 전자금융이 발달하면서 개별 금융기관의 핵심역량이 자본규모, 임직원 및 점포 수 등으로부터 정보통신기술, 상품개발기술, 자문서비스, 브랜드 등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인터넷뱅킹에 대한 대응은 정보기술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넘어선 경영혁신, 기술 및 지식의 함양 등 근본적 구조조정과 맥을 같이 한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적 경쟁자에 대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의 확충에 힘써야 한다.
국내은행의 경우 인터넷뱅킹을 효과적으로 영위하기 위한 기초투자로서 행당 5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수반될 것을 예상되는데, 자칫 영업전략과 무관한, 한낮 유행처럼 행해지는 투자는 추후에 오히려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영업전략에 맞는 구체적 정보기술 투자를 계획하고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웃소싱, 제휴 그리고 경우에 따라 합병도 효율적 투자와 효과적 생존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당국도 개별금융기관의 노력과 금융기관간 자율경쟁을 저해하는 규제의 완화와 아울러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경쟁 및 혁신 제한 규제의 완화 검토와 아울러 관련 법령간의 상충 문제 해결, 범죄예방, 소비자보호, 국제적 공조를 위한 당국의 노력이 시급하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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