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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 합병은행 본점 어디로 할까

박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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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05-23 20:43

주택銀 아이타워에 호감…“공간 넓고 투자가치도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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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4大門 안에서 찾아봐야, 안되면 2본점 체제로”

당국 아이타워 매입 권유說…재벌지원 특혜시비 우려


오는 11월 출범하는 국민-주택 합병은행은 본점을 어디로 할까. 주택은행측이 국내 최대 규모의 역삼동 아이타워 빌딩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 쪽에서는 아이타워 빌딩을 매입할 경우 예상되는 과다한 부동산 투자, 입지상 부적절성 등을 들어 다른 건물을 알아 보든지 아니면 합병 후 당분간은 2본점 체제로 가자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본점을 어디로 하느냐 하는 문제는 합병은행의 이름을 어느 것으로 하느냐 하는 문제 만큼이나 두 은행 직원들에게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여기에다 아이타워를 매입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쪽에서 은행측에 권유했다는 관측이 나돌면서 합병은행의 본점 매입 문제가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계의 한 소식통은 “정치적 요소가 개입해 합병은행 본점 문제가 결정될 경우 나중에 특정 재벌기업에 대한 특혜시비가 야기되는 등 엄청난 파장이 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 주택 합병은행 본점 선정 문제는 이처럼 두 은행간의 자존심 싸움에다 정치적 요소까지 가미돼 이래 저래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합병은행 본점 선정 문제는 합추위를 중심으로 연초부터 논의돼 왔다. 주택은행은 이와 관련 현대산업개발이 주인인 역삼동 아이타워 빌딩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오래 전에 표명했으며 아이타워 빌딩 매각의 중개를 맡고 있는 아더앤드슨 측에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택은행은 두 은행의 기존 본점이 모두 각 1만평 안팎으로, 합병은행의 본점으로는 적합치 않고 마땅히 입주할 만한 건물도 없는 만큼 역삼동 아이타워가 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아이타워에 대해서는 특히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두 은행의 기존 본점이 합병은행 본점으로는 적합치 않고, 강북도 아니고 여의도도 아닌 제3의 지역에 있는 신경제의 중심지 아이타워가 적절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이타워의 경우 투자가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타워 빌딩이 6만4000평으로 너무 크다는 지적도 있지만 여유 공간은 자회사나 다른 기업들을 입주시키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택은행 관계자는 은행 고위 관계자가 정부나 정치권으로부터 현대그룹 지원 차원에서 아이타워 매입을 권유받았다는 금융계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주택은행의 간부들이 한결같이 아이타워가 합병은행 본점으로서 좋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국민은행은 생각이 다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합병은행 본점 직원 수를 2000명으로 가정했을 때 소요 면적을 1인당 8평으로 할 경우 2만평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6만4000평의 아아타워는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유리창을 닦는 데만 한 달씩 걸리는 건물이 과연 필요하냐는 반문이다. 이 관계자는 “8000억원에 육박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연면적을 자랑하는 아이타워에 입주하는 것은 그야말로 낭비이고 살림을 갓 차린 신혼부부가 국민주택 규모의 아파트를 놔두고 빚을 내 50~60평짜리 대형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과 다를 게 뭐냐”고 반문했다.

국민은행측은 역삼동은 입지적 측면에서도 평화은행 정도라면 몰라도 한국을 대표하는 합병은행 본점이 들어서기에는 적합치 않으며, 따라서 합병은행 본점은 역시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본점이 밀집해 있는 4대문 안에서 물색해 봐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장기은행과 합병후 명동과 여의도 2본점 체제로 운영해 본 경험에 비춰 볼 때 본점은 가능한 한 빌딩 내에 위치하도록 하는 게 업무의 효율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역삼동 아이타워로 들어가겠다는 것은 과다한 투자 비용, 입지적 측면 등을 고려했을 때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국민-주택은행이 2만평 정도의 대형 건물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의도와 명동 본점, 옛 장기신용은행 본점 및 자회사 소유 건물 등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는 스페이스가 충분한 상황에서 아이타워와 같은 초대형 건물을 매입하면 기존의 다른 건물들을 처분해야 하는 데 쉽지 않을 것”라고 우려했다.

국민 주택 합병은행의 본점 문제는 이처럼 아직은 두 은행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아이타워로 결정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6만4000평이나 되는 사이즈가 아무래도 부담이고 자칫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합병은행 본점 문제는 합병은행 출범 후 당분간은 2본점 체제를 유지하면서 시간을 갖고 다른 건물을 물색해 보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이타워에 호감을 갖고 있는 주택은행 쪽에서 합병은행장이 나온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신임 CEO의 의사가 합병은행 본점 선정에서도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합병은행 본점 선정은 합병은행장 선임과 맞물려 금융권의 또 다른 관심사가 되고 있다.



박종면 기자 m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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