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 선물업계 자산운용업계 등 증권가의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며 시끌벅적하게 시판됐던 메가톤급 상품들이 철저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우선 랩어카운트는 3월9일 기준 9110억원의 판매 잔고를 보였으나 4월 초순에는 1조1000억원 선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약 2000억원이 늘어나 22% 증가한데 그친 것이다. LG증권은 3월9일 기준 4000억원을 웃돌던 판매 잔고가 최근 5000억원선에 머물러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간을 가지고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랩어카운트는 매매회전 중심의 증권사 영업구조가 수탁고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될 것이라는 예상을 낳았던 상품. 그러나 사이버거래가 유례없는 속도로 발전하고, 투자자들이 직접 주식 매매를 선호하면서 ‘투자자문 서비스’를 위주로 하는 랩어카운트는 인기를 끌지 못하게 됐다.
증권사들은 랩어카운트에 수백원억원의 자금과 2년여의 준비기간을 투자해 왔다.
코스닥50 지수 선물은 심각한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12개 선물사 코스닥 영업팀들은 거의 판매에 손을 놓고, 19개 증권사가 시장에 참여하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상태. 지난 6일 증권사 최초로 코스닥50 지수선물 영업에 들어간 KGI증권에도 아직까지 투자자의 발걸음은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KGI는 자기매매로만 20계약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코스닥50 지수선물 역시 선물업계가 1년 이상 준비해오던 상품. 이 상품이 시장에 선보이던 초기 선물업계는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개방형 뮤추얼펀드도 고사위기에 직면한 자산운용업계를 살릴만한 상품으로 평가되며 지난 2월초 판매가 시작됐다. 자유로운 환매가 보장된다고 해서 자산운용업계의 순위를 실시간 뒤바꿀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판매액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3월13일 기준 개방형 뮤추얼펀드 잔액은 1901억원에 그쳤다. 미미한 투자자금 유입으로 일부 비우량 자산운용사는 퇴출위기를 맞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