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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우리금융’ 포문

문병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4-08 16:02

한빛證 노조 “지주사 편입 반대”

“정상자산까지 부실화” 우려도

2일 출범한 사상 초유의 실험작 ‘우리금융 지주사’에 한빛증권 노조(조합원 440명, 정규직원의 85%)가 반기를 들고 나섰다.

한빛 노조는 지난 6일 주요 일간지에 부실종금사(하나로종금)와 우량증권사(한빛증권)를 통합해 부실 투자은행이 되는 것과, 우리금융지주사에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주도 초대형 금융기관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그동안 학계와 노동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던 일. 또 한빛증권이 우리금융 지주사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 한빛증권의 장래가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 등 때문에 노조의 발표는 때 이른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누차 공언한 ‘리딩증권사(종금사와 합병)’의 설립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었다는 점과 이제 막 돛을 올린 ‘우리금융 지주사’가 ‘금융권의 타이타닉호’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번 한빛증권 직원들의 주장은 곱씹어볼 여지가 있다.



▶지주사 편입후 종금과 합병? = 지분만 가지고 보자면 지주사 편입이 기정사실처럼 돼 있지만 한빛증권이 우리금융內에서 특별한 역할이 없다는 게 논란거리다.

우리금융 관계자들은 투자은행(IB) 업무가 한빛증권에게 주어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한빛증권 관계자들은 하나로종금이 있으므로 IB업무가 중복될 것이라고 말한다. 중복투자는 금융지주사의 시너지 효과를 반감시키는 일.

이 때문에 하나로종금과 한빛증권의 합병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는데 한빛증권은 이를 결사 반대하고 있다.

하나로종금의 부실자산이 공적자금 투입으로 깨끗해지기는 했지만,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단기금융 업무를 주로 하는 하나로종금이 언제 또 부실자산을 양산해 낼 지 모른다는 것이다.

한빛증권 관계자들은 “LG증권과 LG종금이 합병한 후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부실자산이 얼마인지 알 수 없지 않느냐”며 “한빛증권의 정상자산까지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합병시 대규모 인력감축과 경영진 이동 = 합병은 한빛증권을 매각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대규모 인력감축과 경영진 이동 등 ‘인사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은행출신 한빛증권 경영진과 관료출신 외부인력이 합병 후 맞붙으면 저울추는 정부주도 금융지주사라는 점 때문에 관료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또 브로커리지 전문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도매금융 인력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한마디로 한빛증권 ‘군단’은 공중분해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수백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남기고 있는 한빛증권 직원들은 자신들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회사의 앞길이 결정되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고, 이는 또 우리금융에 대해 정서적인 ‘반항심’을 일으키고 있다.



▶“차라리 매각해 달라” = 우리금융이 결정만 한다면 매각의 여건은 조성돼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이는 440명의 한빛증권 조합원의 뜻이기도 하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 한빛은행이 지난 99년 3월 탄생했을 때부터 외국 기업으로부터 2~3차례 오퍼가 들어오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빛증권 정도면 경영권을 노린 외국업체가 줄을 설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탄탄한 재무구조와 알짜 수익(자산 5268억원, 부채 1425억원, FY2000 1~3분기 세전이익 236억원)을 매년 창출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금융이 한빛증권과 하나로종금을 정말로 합병을 시킬까에 있다. 현재 국내 금융권은 이전에 시도해보지 못했던 실험들이 잇달아 시작됐다.

은행권으로 합병된 한외종금, 증권사로 통합된 LG종금, 종금사끼리 뭉친 동양 현대종금 등이 그것이다. 아직 실험의 결과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금융의 선택에 따라 한빛증권의 운명이 뒤바뀌게 된다.



▶소액주주 문제 = 내년 6월 한빛은행의 자회사인 한빛증권이 우리금융 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되기 위해선 주식양도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우리금융의 9개 孫회사 가운데 상장기업은 한빛증권 한 곳 뿐. 50.53%의 주식이 소액주주에게 분산돼 있기 때문에 주식양도시 주주의 동의절차를 구해야 한다. 또 하나로종금과 합병할 경우에도 합병반대주주의 매수청구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즉 양도비용, 합병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간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소액주주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하나로종금과 합병을 시킬 바에야 차라리 지금 청산하라”고 성토했다.

현재 한빛증권의 자산가치가 1만원을 호가하므로 합병으로 주가가 떨어질 바에야 지금 청산해서 자산가치라도 건지자는 것. 우리금융이 이같은 어려움을 뚫고 하나로종금과 합병을 시킬지, 아니면 다른 방안을 강구할 지 금융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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