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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장 내정자 ‘CEO 자질論’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4-05 19:06

업무능력은 인정하지만 ‘최고경영자’ 미지수

직원들 동요에 “미안” 본인은 애매한 태도표명

한미은행장으로 내정된 씨티은행의 하영구 대표가 본인의 거취와 관련,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금융계 일각에서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하대표가 씨티은행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발휘한 업무능력과 실적은 인정하지만 한 금융기관을 책임질 최고 경영자로서의 자질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 일부의 주장이다. 특히 최근 한미은행장 내정과 관련, 하대표가 취하고 있는 자세는 씨티은행은 물론 한미은행 직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며 하대표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

한미은행의 새로운 행장으로 씨티은행 하영구 대표가 내정됐다는 것은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은 물론 대다수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정작 하대표 본인은 계속해서 명확한 입장 표명을 거부하고 있다. 하대표는 지난 30일 한미은행의 확대 이사회가 열리기 전부터 신임 행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명됐고 확대 이사회 이후에는 칼라일측이 행장 내정자로 공식 확인까지 했지만 본인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씨티은행의 한 관계자는 “씨티은행이라는 조직 특성상 하대표의 임기는 길어야 2~3년으로 이제 향후 거취에 대해 고민해야하는 입장에서 한미은행장 자리는 충분히 매력을 지니고 있다”며 칼라일의 제안을 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태표는 지난 2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언론에서 거취 문제가 자꾸 거론되는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자신의 문제로 씨티은행 직원들이 동요되는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확정되는 사항이 있으면 바로 알리겠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띄우는 등 한미은행장으로 가겠다는 것인지, 가지 않겠다는 것인지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씨티은행 직원들과 외부에서 궁금해하는 칼라일 그룹으로부터의 제안을 수락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고 있어 오히려 의구심만 증폭시켰다는 지적이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하대표가 싸인을 끝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연히 메일을 띄어 분위기만 어수선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계와 한미은행 일각에서는 심지어 하대표가 은행장으로써 자질을 갖췄는지 회의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미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대표의 업무능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최근 보여지는 하대표의 태도는 은행을 이끌어 나갈 최고 경영자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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