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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거래 보고제 은행에 큰 부담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3-21 22:29

“불법 정치자금 신고 사실상 불가능”

조직범죄, 마약 등 반사회적인 범죄와 관련된 비정상적인 행위를 처벌하는 자금세탁방지법에 불법으로 조성된 정치자금과 탈세행위도 전제 범죄로 인정됨에 따라 은행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일반인과 달리 정치인의 경우 전문적인 금융지식을 바탕으로 금융거래를 하기 때문에 혐의거래를 인지하는 것이 쉽지 않고 인지한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부담이 커서 실제로 보고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금융계의 중론이다.

22일 재경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자금세탁방지 관련 법률안인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등에 관한 법률안’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정치자금 및 탈세자금을 전제범위에 포함시키는 대신 혐의거래 당사자에게 소명기회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재경위와 법사위 상임위원회 심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제2단계 외환자유화 조치에 따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불법자금의 유출입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필요가 생겼다”며 “현재 여야간에 불법 정치자금을 전제범죄로 인정하는 방안을 놓고 최종 협의중으로 사전 통고를 통해 소명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합의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계는 전제범죄의 범위에 새롭게 추가된 불법 정치자금과 탈세자금에 대한 혐의거래 보고와 사후 처리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창구직원이 정치관련 혐의거래를 정확하게 포착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고 거래혐의를 인지해도 이를 FIU(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하기에는 준법감시인이 감수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이 FIU에 제출하는 보고서에는 거래 고객의 모든 금융정보가 포함되며 FIU는 조사방침을 혐의거래 고객에게 사전에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거래 당사자가 금융기관이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치인이 불법자금과 관련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며 “공연히 FIU에 보고했다가 해당 정치인이 은행에 부정적인 인식이라도 갖게 된다면 은행으로써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는 혐의거래 조사와 관련 형이 확정될 때까지 철저하게 정보를 차단하는 등 사전통보제도 자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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