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부실 손보사의 처리 문제를 놓고 금감위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칫하면 시일을 끌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손보사의 경우 인수물건 가운데 절반 이상이 1년짜리 단기계약이어서 빠른 시일내 처리하지 않으면 후유증이 남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금감위는 3개 손보사를 묶어 일괄매각하는 안과 대형손보사에 P&A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지만 이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알리안츠그룹이나 SK그룹, 교보생명 등이 모두 공적자금을 투입해준다면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고 있어 공적자금을 최소화하려는 금감위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매각이 지지부진해질 경우 계약이전방식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되면 시일을 끌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대한 국제 리젠트화재가 이달 26일까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상황으로 봤을 때 금감위의 승인을 받을 만큼 구체적인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할 회사는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한화재의 경우 대주주인 백일환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등을 에이스그룹측에 매각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가 이를 보류한 상태다. 에이스그룹이 유사수신행위 혐의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통보에 따른 것이다.
대한화재 관계자는 “대주주가 에이스그룹과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분을 매각하는 등 최대한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 MOU를 체결하는데 성공했지만 금감위측의 반응이 부정적이어서 일단 보류한 상태”라며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다른 투자선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6일까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해 자본유치는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 사실상 경영권을 포기함으로써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악조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화재와 리젠트화재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이들 3사의 경영개선계획서가 금감위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이렇게 될 경우 향후 처리방침이 정해져야 하는데,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는 공적자금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부실손보사를 처리하려는 것으로 알려져 부실손보사 처리가 완료되기까지는 당초 예상보다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손보사의 경우 생보에 비해 계약기간이 짧아 부실손보사를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후유증이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기간이 짧은 만큼 계약자들이 타 손보사로 옮길 확률이 높고 잔여기간이 1년 이내인 상태에서 보험사고가 났을 경우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등 인수사의 부담이 커지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
따라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공적자금을 적게 쓰는데만 골몰하다 처리시기를 놓칠 경우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소신을 가지고 부실손보사 처리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희 기자 shfr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