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거래(코스닥50 지수선물)에서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를 나타내는 시장 베이시스가 개장 초기에 비해 크게 줄어들며 안정세를 보이는 것과는 반대로 코스닥50 지수선물을 바라보는 선물거래소와 선물회원사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며 이들의 상대적 거리감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증권사가 코스닥선물 시장에 당분간 비청산 특별회원으로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장기적으로 선물거래소의 이익은 거래량 증가에 힘입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막강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개별 선물회사의 이익은 크게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2일 선물업계에 따르면 동종업계라는 울타리안에서 선물거래가 국내에 시작되던 1996년부터 공동체 의식으로 똘똘 뭉쳐 지내던 선물거래소와 선물회사가 최근 코스닥50 지수선물 개장후부터 ‘同床異夢’의 입장을 보이며 판이한 시각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코스닥50 지수선물 거래로 파생될 수수료 수익을 바라보는 시각차이. 증권사가 코스닥50 지수선물에 참여하면 거래량은 일평균 5만계약으로 늘어난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일평균 5만계약을 기준으로 선물거래소는 계약당 200원으로 잠정 책정돼 있는 거래수수료를 통해 연간 약 100억원의 수익을 거둔다.
반면 선물회사는 막강한 네트워크와 자금력으로 무장한 증권사의 참여로 현재 예상되는 연간 2~3억원의 수익조차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선물회사 일각에서는 “선물거래소가 증권사에 청산자격을 주는 문제 등에서 거의 방조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물거래소로서는 증권사나 선물사 어디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장기적인 이익은 보장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물사의 이익 대변에만 치중할 경우 자칫 더 큰 이익을 놓칠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이 선물거래소의 입장을 증권사 쪽으로 선회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최근 선물거래소의 시스템이 다운되면서 선물사들은 지금껏 눌러왔던 선물거래소에 대한 불만을 한꺼번에 표출하고 있다.
선물거래소는 시스템을 복구시키고 거래를 다시 체결시키면 되지만 일선 고객의 항의는 개별 선물사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 선물업계 관계자는 “선물거래소의 한번의 실수가 자본력이 취약한 선물회사들에게는 치명적인 손실을 안길 수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같은 불만은 단발적인 ‘시위’였다기 보다는 지금까지 꾹 눌러왔던 누적 불만을 폭발시키는 ‘폭동’으로 봐도 무방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에 청산권을 주지 않는 문제에 대해 초기 선물거래소가 미적거렸던 점, 코스피200 지수선물의 이관 문제로 증권거래소와 대립할 때 선물거래소의 독자행동 등에 대해 그동안 일선 선물회사는 말 못할 고민을 안고 있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