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업계의 감원 규모가 총 2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5대 대형사의 인력 구조조정 작업이 시작 단계에 들어섰고, 증권사간 M&A가 성사될 경우 ‘조직의 효율화’를 위한 감원이 단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올초 삼성증권은 삼성투신증권과 합병 과정에서 불어난 인력에 대해 ‘비강제적 명퇴’를 단행, 150여명을 감원했다.
대우증권 굿모닝증권 등도 200~300여명의 인력정리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인력감원 바람이 거세질수록 직원의 복지는 크게 후퇴하고 있다는 불만이 대두되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 대우 LG 대신 등 5대 증권사의 총 인원은 99년말 1만3943명에서 지난해 말 1만3854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증권업계 총 인원은 3만1451명에서 3만7124명으로 늘어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5대 대형사 가운데 삼성증권이 삼성투신증권과 합병으로 인력이 300여명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대형사의 감원 폭은 더 컸다는 해석이다. 삼성증권은 늘어난 인력에 대해 올초 ‘비강제적 명퇴’를 단행한 바 있다.
올해는 현대증권 및 투신증권의 AIG로의 매각 일정이 잡혀있고, 대우증권의 추가 감원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LG투자증권은 지난해 검토만 했던 인력 감축 계획을 올해 다시 시행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삼성증권 또한 효율적 인력 배치를 위해 추가 감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5대 대형사는 총 2000여명의 인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반발이 거세 경영진의 계획이 그대로 실행에 옮겨질지 미지수”라며 “감원 한파가 또 불어닥칠 경우 증권업계 임직원의 복지는 상대적으로 축소돼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외국계 금융기관의 한국 진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자유치, M&A등 ‘외부 쇼크’를 거쳐야 하는 증권사들은 인력 효율화 작업을 병행시킬 수밖에 없다. 현대증권, 대우증권 등이 이에 포함된다. 대형사 외에도 CEO의 임기 만료가 한꺼번에 밀어 닥치는 증권 유관기관도 세대교체의 홍역을 치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인력을 대형사와 달리 오히려 늘렸던 중소형 증권사도 올해 추가 인원 채용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돼, 올 한해 증권업계는 극심한 ‘자리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