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와 연기금의 투자 대상에서 3투신이 운용하는 펀드가 잇단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신상품은 대부분 교보 삼성 LG등 신설 또는 중소형 투신사의 상품에 집중 투자된 것으로 드러나 투신업계의 위상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
3투신의 잇단 ‘명예 실추’는 한투 대투 현투 등이 추진하고 있는 외자유치가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는 등 신뢰회복을 위한 발걸음이 더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탁고 순위도 뒤바뀌며 지난 7일 기준 3투신의 펀드설정 잔고는 신탁형을 제외할 경우 16조7286억원(대투), 16조6439억원(현투), 15조9988억원(한투)으로 삼성투신의 18조801억원을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증권 및 투신업계에 따르면 11개 증권사들이 선보인 랩어카운트 투자자문 서비스에서 증권사들이 엄선한 투자 포트폴리오에 3투신의 대형 펀드들이 대부분 제외됐고, 연기금의 투자대상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투신이 전환증권사를 통해 자체 펀드 판매에 주력하기 때문에 일반 증권사들과는 껄끄러운 관계”라며 “증권사들은 또 3투신이 투신업계의 원조임에도 불구 부실채권의 과다 편입 문제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의 랩어카운트는 주로 교보 동원 LG 주은 제일투신 등의 소형펀드에 집중되고 있다.
이미 LG증권이 랩어카운트 유치 자금중 일부를 예탁한 동원투신운용의 한 채권형 펀드는 월등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양측 관계자들은 “중소형 투신사는 책임을 지고 운용을 하려는 경향이 높아 이같은 성적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의 투자 대상에서도 3투신의 대형 펀드들은 대거 탈락했다. 2~3년 안에 25조원 이상을 증시에 쏟아 부을 것으로 보이는 연기금은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기금이 자금 운용기관으로 3투신을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5조원은 현재 투신사의 총 설정잔고 148조원의 약 17%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이같은 투자 흐름이 지속될 경우 투신업계의 판도가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신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외 신뢰회복을 위해 3투신이 추진하고 있는 외자유치가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데 큰 이유가 있다”며 “푸르덴셜로부터 외자도입을 마무리한 제일투신의 경우 수탁고가 10조7492억원을 기록, 지난해에 비해 2조2606억원 늘어난 점이 좋은 예”라고 지적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