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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9돌특집-증권업계 ‘랩어카운트 시대’ 활짝

문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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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03-04 18:35

자산 수탁고로 증권사 영업 ‘중심’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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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자산관리.자문형 랩 서비스로 저변 확대

9개社 서비스...펀드.위탁등 자문형 우선

美등 선진국 사례로 볼때 장래성 ‘폭발적’

랩어카운트가 시장에 선보였다. 그리고 4주가 지났다. 비록 ‘립서비스’를 위주로 하는 자문형에 불과하지만 랩어카운트가 갖는 폭발력에 시장은 의심을 보내지 않는다. 대형사인 LG증권은 시판 일주일새 2500억원이 상회하는 수탁고를 올리고 있다.

창간 9주년을 맞아 본지는 증권산업의 미래를 조망할 핵심 키워드 ‘랩어카운트’에 대해 깊이있는 접근을 시도하고 주요 증권사들의 서비스 내용을 회사별로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랩어카운트란 = 금융공학으로 짜여진 프로그램에 따라 고객의 성향을 분석해 내고 분석된 성향에 맞게 자산배분 전략을 조언해 주는 서비스다. 랩어카운트를 상품의 하나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랩어카운트는 단지 기존에 위탁계좌, 수익증권계좌, 선물계좌 등으로 나눠져 있던 고객의 계좌를 하나로 합한(Wrap) 계좌를 말할 뿐이다.

따라서 랩어카운트가 상품이 될 수는 없다. 증권사는 랩어카운트 가입 고객에게 정교한 금융공학으로 설계된 프로그램에 따라 주식 선물 수익증권 뮤추얼펀드 등의 투자비율을 조언해주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준다.

랩어카운트 서비스를 받는 고객은 개별 투자에 따라 수수료를 건별로 지불하지 않고 자신의 랩어카운트 예치금 대비 1~3%의 수수료를 미리 일괄적으로 지급한다. 즉 자산평가금액에 기초한 일정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자산종합관리계좌’를 랩어카운트라고 한다.

▶한국형 랩어카운트 =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3일 투자자문업 겸영인가를 신청한 9개 증권사에 랩어카운트를 취급토록 허용해줬다. 그러나 증권사의 약관에 따라 다소 상이한 처분을 내렸다. 수익증권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경우 수익증권 판매수수료를 징수하지 않는 서비스에만 ‘랩’ 명칭을 사용하도록 했다. 판매수수료를 징수하는 서비스는 ‘종합자산관리’라는 명칭을 부여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랩어카운트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와 자문형랩 서비스로 구분된다. 삼성증권과 현대증권이 ‘에프엔아너스클럽’과 ‘유퍼스트멤버스’라는 명칭으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머지 증권사는 랩토피아Ⅱ(동원) 맵스랩(미래에셋) 와이즈랩(LG) 노블레스랩(교보) 사이보스랩(대신) 굿모닝랩(굿모닝) 등으로 랩어카운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대우증권은 플랜마스타를 일단 제공하지만 언제든지 ‘랩’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이같은 서비스 방식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은 모든 랩어카운트가 일임형으로 고객이 돈을 증권사에 맡기면 증권사가 포트폴리오 구성은 물론 실제 투자까지 ‘원스톱’으로 책임진다. 일본은 일임형과 자문형 두가지를 서비스한다. 우리나라는 자문형만 허용됐지만 이를 세분해서 종합자산관리와 랩어카운트로 구분 서비스하는 기형적인 방식이 도입됐다.

▶미국의 랩 시장 발전 = 75년5월 수수료 자유화 이후 약정수수료 감소가 이어지며 증권사의 수익이 급감했다. 수익원 다변화 차원에서 예탁자산의 확대를 꾀하기 시작한 증권사 가운데 후튼증권이 가장 처음으로 피 베이스(Fee Base) 개념의 랩어카운트를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뚜렷한 발전을 못하던 랩어카운트는 87년 10월 블랙먼데이를 계기로 급속하게 미국 월가로 퍼져나갔다.

블랙먼데이는 브로커리지 위주의 증권사 영업이 단 한번의 증시 폭락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경험을 안겨줬다. 증권사들은 속속 개인 및 자산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전환했다. 아울러 컴퓨터 이용이 급증하면서 고객특성에 부합되는 금융상품 개발 및 고객자산관리가 가능해졌다.

90년 뮤추얼펀드의 등장은 랩어카운트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 랩어카운트는 보다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금융공학을 기초로 정교한 자산배분전략이 프로그램화돼 있는 랩어카운트는 이때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림 1 참조>

▶점진적 변화냐 빅뱅이냐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미국의 예를 보자. 미국에서 랩어카운트가 도입 후 정착되기까지는 1975년 위탁수수료율 자유화, 1987년의 블랙먼데이, 1990년의 뮤추얼펀드 시판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15년이 걸린 셈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10년 후를 내다보고 랩어카운트 투자자문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발표한 것은 이러한 이유가 깔려있다. 당장 랩어카운트가 시장에 선보였다고 해서 증권업계 지각변동을 가져온다거나 증권업계의 체질 개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예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75년 랩어카운트가 등장한 이후 뚜렷한 서비스가 시행되지 않다가 87년 블랙먼데이를 계기로 증권사들이 개인 및 자산중심으로 영업전략을 전환했고 90년 뮤추얼펀드가 시판되면서 총 랩어카운트의 볼륨이 커졌음을 감안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본격적으로 증권사들이 랩어카운트를 도입한 87년부터 ‘랩시대’가 도래한 90년까지 4년여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랩어카운트가 증권산업의 ‘빅뱅’을 부추길만한 서비스라고 불려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불과 4년만에 미국 증권산업은 살로먼스미스바니와 메릴린치 등 자산관리에 집중했던 증권사를 위주로 서열이 재정비됐다.

기존 위탁매매 중심의 영업을 고수했던 증권사는 대부분 온라인 전문 증권사로 탈바꿈했고, 여기에도 포함되지 않은 증권사는 퇴출됐다.

▶일선직원들 “달갑지 않다” = 지점 창구 직원의 수입이 급감할 가능성이 매우 커 지금도 일선지점과 충돌이 다소 벌어지고 있다. 창구 직원들은 매매 회전율을 높일수록 더 많은 성과급을 받아갔지만 랩어카운트는 매매회전이 많을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때문에 창구에서 랩어카운트 서비스가 표류할 여지가 있다. 한 창구직원은 “그렇지 않아도 증시가 침체되고 성과급이 감소되는 상황에서 주식을 돌리지도(자주 매매하는 행위를 ‘돌린다’고 표현) 못해 랩어카운트가 반갑지는 않다”고 전했다.

일부 증권사는 창구직원의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해 독특한 교육자료를 내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가 주로 원용되는데, 독립브로커(IB : Independent Broker)가 시장의 22.9%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교육자료의 요지다. 미국에서 IB들이 갖는 영향력은 중형 증권사를 능가한다. 랩어카운트가 성장하면서 개인별 투자자문이 가능해지면서 능력있는 IB가 대거 등장했고, 이들이 운영하는 자산의 양은 급증했다. 따라서 국내 증권사들도 일선 창구 직원들에게 향후 IB로 독립할 수 있다는 당근을 주면서 랩어카운트에 전력을 다하도록 요구한다. <표1 참조>

▶출발은 일단 성공 = 일본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 순항이 예고되고 있다. 일본은 98년 니꼬증권과 살로먼스미스바니가 합작으로 GWCG를 설립했다. 98년 5월 영업개시 후 99년 1월까지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3500억원 이상을 유치했다.

우리나라에서 LG투자증권의 ‘와이즈랩’으로 판매 일주일만에 2500억원이 유치되는 등 증권사 전체적으로 4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랩어카운트로 밀려든 사례를 보면 일본 보다는 성공적인 정착을 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일본의 개인금융자산은 약 1300조엔. 우리나라는 이의 15분의 1에도 못미친다. 따라서 전체 볼륨이 적은 상황에서 42개 증권사(일단은 9개 증권사가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향후 모든 증권사가 이를 취급할 것으로 예상)가 출혈경쟁에 나선다면 랩어카운트의 매력도 썩 만족스럽지는 않을 여지가 크다.

▶국내 증권사의 서비스 현황 = 9개 증권사(대신 미래에셋 LG 대우 삼성 현대 굿모닝 동원 교보)가 이미 서비스에 나섰고, 한빛증권 한화증권이 금감원의 투자자문업 겸영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또 제일투신이 3월중에 선보인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우선 9개 증권사는 펀드형(수익증권 뮤추얼펀드 등 펀드상품 만을 추천)과 컨설턴트형(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 만을 추천)을 개발했다. 컨설턴트형은 위탁형 또는 직접투자형으로 불리고, 펀드형은 금융공학형 또는 간접투자형으로 불린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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