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투신사의 트리플 B급 회사채 전용펀드 설립 붐이 일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산은의 회사채 신속 인수제 도입과 채권 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던 이들 채권으로의 매기가 확산되면서 투신권은 경쟁적으로 회사채 전용 펀드를 설립하고 있다.
또 부실채권이 많은 대형 투신사 위주로 이같은 전용펀드가 확산되자 일각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을 이 기회에 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 인수해 편입하는 것인지 부실채권을 소화하기 위한 방안인지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아직 회사채 투자에 따른 신용위험과 이자율 위험, 유동성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에서 이같은 회사채 전용 펀드 설정 붐이 자칫 펀드 만기시 유동성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어 신중한 펀드 설립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8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투신사들이 회사채 전용펀드의 설립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관들이 이들 펀드에 가입을 꺼리고 있다. 이는 산은이 추진하고 있는 회사채 신속 인수제가 대상 기업의 선정 기준 마련이 미흡한 가운데 경기 침체기에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파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이들 회사채 전용펀드가 편입시키고 있는 채권에 대한 옥석 구분이 안된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는 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기관들은 투신사 중 부실채권이 적고 펀드 이동 가능성이 적은 안전한 투신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기업 분석 능력이 뛰어난 투신사를 선정하는 등 펀드 만기 통제 능력이 뛰어나고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곳으로 투자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회사채 전용펀드에 물꼬를 튼 미래에셋투신은 대형 투신과 비교적 대조적인 운용 전략을 세워 주목받고 있다. 회사채A-까지 편입한도를 설정한 미래에셋은 B급 회사채에 대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 만기시 미스매칭 등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B급 회사채는 편입을 자제하고 있다. 운용팀 김남익 팀장은 “B급 회사채를 편입시킬 경우 만기시 현금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은데다 향후 경제 상황이 호전된다는 확신이 없어 A급 회사채로만 편입해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투신사의 회사채 전용펀드 붐이 덩달아 일반 투자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은 무분별한 투자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