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은행들이 차세대시스템을 고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프로젝트에 착수할 수 있는 은행은 올해에도 드물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주택은행을 비롯해 한빛은행 등 이미 프로젝트를 시작한 은행도 합병 및 지주회사 건과 관련해 혼란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고 나머지 은행들도 계획은 있지만 프로젝트의 연내 착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차세대시스템이 올해 은행권 전산부문의 핵심이슈로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프로젝트 착수는 요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초작업에 착수한 은행들은 주위 눈치를 살피며 프로젝트 착수를 미루고 있고 신규 계획중인 은행들도 컨설팅을 거쳐 실제 프로젝트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 은행권 외부상황이 혼란스러운데다 프로젝트의 규모가 방대한 만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선뜻 투자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운 점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차세대 프로젝트를 준비하다가 한미은행과의 합병논의와 함께 중단했던 하나은행은 차세대 프로젝트 자체를 백지화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창구온라인과 외환수출입업무 등 신시스템 도입을 진행한 만큼 패키지 형태의 차세대시스템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30여명에 이르는 IT인력이 이직해 기존 140여명의 인력으로는 차세대시스템 개발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기업은행도 갭분석을 마무리한 ‘호건’ 패키지의 적용시기를 무기연기한 상태다. 다른 은행의 진척상황을 고려해 차세대 프로젝트에 착수한다는 것. 현재 내부 업무요건 분석작업을 진행중인 기업은행은 프로젝트에 착수할 경우 우선적으로 ‘호건’ 패키지를 고려하되 다른 패키지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서울은행은 올 4월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ISP컨설팅을 시작할 계획이다. 반면 컨설팅 기간과 타당성 분석 등 일정이 유동적일 뿐만 아니라 시작하더라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외환은행은 현재 차세대 프로젝트의 일정과 방향에 대해 논의중이며 3월 이후에나 내부 일정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합병 및 지주회사와 관련된 국민-주택, 한빛, 신한은행 등은 외부 변수에 따라 차세대 프로젝트의 요건이 달라질 수 있어 신속한 추진이 어려울 전망이다. 그나마 제일은행이 2사분기중에 업체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코아뱅킹솔루션 업체들도 영업전략을 세우는데 애로를 겪고있다. 구조조정 변수로 은행권의 진로 자체가 불투명한데다 설령 기초작업에 착수하더라도 실제 프로젝트와 연계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차세대 프로젝트가 은행권 화두임에는 틀림없지만 본격적인 시장형성은 빨라야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