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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협력업체 지원’ 겉돈다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1-03 22:34

대부분 마이너스 실적…한미銀만 적극적

BIS비율 하락 우려 자금확대 엄두 못내

대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중소 협력업체의 신용 및 자금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지원 대책이 은행들의 소극적인 자세와 실적 보고를 중심으로 한 감독 정책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겉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이 중단될 경우 연쇄부도를 일으켜 결국 은행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지만 당장의 BIS 비율 하락에 따른 부담으로 자금 지원에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 금감원도 자금 지원 실적을 매일 점검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지도 감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의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은 금융기관의 자율 결의 사항으로 정부가 간섭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금감원으로서도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4일 금융계와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12월 8일부터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52개 대기업의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이 실시됐지만 실질적인 자금지원은 거의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8일부터 30일까지의 주요 은행별 지원 실적 잔액은 외환 △9000억원, 하나 △1조2000억원, 신한 △5000억원 등이다.

다만 한미은행은 유일하게 7800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은행의 경우 대주주인 칼라일이 BIS 비율을 8.5% 이상만 유지하면 된다고 약속해 BIS 비율에 부담을 갖지 않고 지원을 늘릴 수 있었다.

다른 은행들은 협력업체 지원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BIS비율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서 BIS 비율을 잣대로 우량 부실은행을 나누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출을 늘릴 수 있겠냐”며 “은행 자율로 결정하는 만큼 실적을 놓고 정부에서 간섭할 수 없기 때문에 은행들이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은행이 안정돼야 기업을 지원할 여력이 생긴다”며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은 금융구조조정이 끝나는 시점에서나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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