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금융재편의 핵심인 본격적인 금융겸업화를 열어갈 지주회사가 출범하는 것도 주목된다. 일찌감치 증권, 보험을 망라하는 독자적인 노선을 선택한 신한은행을 비롯해 많은 은행들이 지주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리고 IMF 관리체제 하에서 수립됐던 중요한 정책들이 올초부터 대부분 시행됨에 따라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부분보장제도의 전면 재시행, 금융소득종합과세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불투명한 경제 상황과 맞물려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시련을 안겨줄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러한 위기상황을 재도약의 기회로 활용한다면 다른 은행과의 차별화를 뚜렷이 부각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 ‘休화산’...예금부분보장제도
2001년 올해는 금융환경의 변화가 어느 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개혁프로그램에 따라 98년 이후 준비된 주요 정책들이 대부분 올해에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위치한 것이 예금부분보장제도다. 예금부분보장제도의 시행으로 예금가입 시기와 관계없이 금융기관이 파산, 영업정지 등의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예금자 1인당 원리금 합계 5000만원까지만 정부가 보호해 준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5000만원까지 예금원리금 보장을 발표했을 때 은행별 수신동향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일부 금고와 신협의 경우에는 자금 이탈에 따른 혼란을 경험했지만 전체 금융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예금부분보장제도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제도 시행에 따른 파장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 금융계의 중론이다.
금융계에서는 특히 기업고객의 경우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못한 상태라 은행과 기관에 따라 대규모 자금이탈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본격적인 제도 시행을 앞두고 각 금융권은 고객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은행들은 예금부분보장제도의 시행에 따라 은행간 명암이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MF 이후 일반 고객들은 BIS 비율 등 이른바 우량 비우량은행을 가름하는 기준에 관심을 집중하며 여론에 따라 은행을 옮겨가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일부 은행의 경우 기관별 보험료 차등 적용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기관에 따른 위험 가중치는 고려하지 않은 채 동종 업종이라고 동일한 보험료를 지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 최후의 격전지 소매금융부문
대기업 부도가 계속되면서 시중은행들은 한결같이 소매금융 강화에 나섰지만 은행별 목표 고객들은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자연스럽게 시장 정리가 되고 있다. 신한, 한미, 하나은행은 거액 개인 고객들을 놓고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한편 씨티, HSBC등 대형 외국은행과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외국계 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부터 영업점을 확장했던 씨티은행과 HSBC는 젊은 층과 거액 개인들은 물론 일반 고객에게까지 마케팅 활동을 확장하며 시장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은행들이 구조조정과 합병으로 영업력에 공백이 생긴 틈을 이용해 영업력을 집중해 단기간내에 시장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다.
상품개발에 있어서는 고객들의 금융상품에 대한 니즈가 점차 세분화되고 다양화됨에 따라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성에 부응할 수 있는 일대일 맞춤상품의 개발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와 관련 올해는 은행별 신상품 개발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는 은행들이 공통적으로 신상품 개발을 숫적으로 크게 줄였다. 은행마다 30% 이상 신상품 개발이 줄었는데 이것은 은행 이외의 기관 상품 취급이 증가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결과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원인에는 은행들이 신상품 개발보다는 기존의 상품에 부대 서비스를 추가해 강화하고 금리 체계를 바꿔서 재시판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 입장에서 별도의 전산시스템 개발과 같은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고객들의 금융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 초부터 일부 은행들은 방카슈랑스에 대비한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섰지만 방카슈랑스 업무가 2003년 이후로 연기된 이후 상품 개발 및 전략 수립은 백지화된 상태다.
▷ 질적 성숙 요구되는 E-비즈니스
은행들은 올해도 홈페이지 개편 등 E-비즈니스에 경쟁적으로 나설 전망이지만 지난해와는 다른 방향이 예상된다. 즉 지난해까지는 양적인 성장에 치우쳤지만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홈페이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단순한 포탈 형태의 홈페이지에서 은행의 전문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인터넷뱅킹이 올해 풀어야 할 숙제는 온라인 고객의 저변확대다. 현실적으로 온라인 상에서는 더 이상의 고객 확보는 어렵고 오프라인상의 고객을 온라인 이용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이 올해도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의 상품과 서비스 부족은 고객을 전환하는 데 한계로 작용해 컨텐츠의 다양화와 함께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서비스의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터넷뱅킹 사용층을 확대하는 것은 은행의 최대 과제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초고속 전용선의 보급 확대가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은행 인터넷뱅킹 관계자들은 E-비즈니스와 인터넷뱅킹을 통한 수익 확보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따라서 올해도 인터넷뱅킹과 E-비즈니스의 주안점은 내부의 물류 비용과 창구업무 경감에 따른 비용절감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부터는 비즈니스모델의 특허 출원과 관련 은행들의 눈치보기가 극에 달할 전망이다. 2000년 초부터 은행권에는 비즈니스모델 특허출원 열풍이 몰아 닥쳐 너 나 할 것 없이 사업을 특허출원 했다. 올 하반기에는 이들 특허출원 건에 대한 특허등록여부가 대부분 결정난다. 또한 특허등록 여부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가 줄이어 상당한 금전적 피해를 입을 은행도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 지금 은행은 구조조정중
지난해 연말을 계기로 은행권 판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속도를 더해가고 있는 2차 금융구조조정은 합병과 지주회사 설립으로 양분된다.
1998년 1차 구조조정에서는 경기, 동화은행 등이 P&A 방식 등으로 사라졌고, 합병방식으로 한빛은행 등 새로운 은행이 탄생했었다. 1차 구조조정이 부실은행 정리 중심이었다면 2차 구조조정은 부실기관 정리와 함께 우량은행의 대형화 및 지주회사 방식에 의한 새로운 겸업화 시도로 집약된다.
정부는 2단계 구조조정을 1차 때와는 질적으로 다른 대형 선도은행으로 육성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지만 금융계는 1차 구조조정과 다를 바 없는 부실 정리 위주의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차 구조조정의 마무리와 함께 기업들의 부도 위험인 신용리스크와 금리 및 주가 변동에 따른 시장 리스크, 은행 경영 리스크 등이 상당 부분 완화되면서 앞으로는 대기업 부도와 같은 외부 환경 변수보다는 은행별 경영전략이 은행 성패를 좌우하는 주요 요소가 될 전망이다.
금융지주회사도 2차 금융구조조정의 핵심이다. 은행간 자율합병이 이해당사자간의 극심한 반발로 실현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인위적인 합병으로 인한 각종 불협화음을 방지하면서 대형화, 겸업화라는 국제 금융 트렌드에 부합할 수 있는 최선책으로 금융지주회사가 선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한빛은행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을 중심으로 한 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와 일찌감치 독자노선을 선언한 신한은행, 그리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선두그룹을 이뤄 이르면 올해초부터 본격화된다.
그밖에 마땅한 파트너를 확보하지 못한 은행들도 지주회사 설립을 전면 배제하지 못한 상태로 얼마나 많은 금융지주회사가 탄생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다수의 금융지주회사 출범이 예상되지만 지주회사 방식이 과연 국내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일 수 있을 지에 대한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외국의 경우 경영과 자본이 우수한 은행들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합병을 대신한 구조조정의 수단이나 당장의 합병 소용돌이를 피하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 남아 보겠다는 일부 부실 금융기관의 도피수단으로 오용되고 있는 경향이 높다는 태생적 한계가 자리잡고 있다.
▷ 새 패러다임 금융지주회사
이에 따라 금융계 전문가들은 금융지주회사제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금융지주회사의 강점인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 여력과 수익성 확보 가능성을 시장에 확인시켜 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상품, 고객, 비용조건, 시장 등이 서로 다른 다양한 금융업을 하나의 지붕 아래 두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중앙집권화된 강력한 경영체제 구축과 기업문화의 융화,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확보해야 함은 물론 외부적으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전략적 제휴가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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