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신년특집/특별기고] 증권산업 과제와 전망

관리자 기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01-01-01 19:54

[특별기고] “증권업 위주 금융산업 개편은 시대적 흐름”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경영진과 독립적인 준법감시 체제 마련돼야

한국증권연구원 우영호 부원장

1970년 부산고등학교 졸업

1975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8년 미국 뉴욕주립대 박사학위 취득

1989년 쌍용경제연구소 연구실장

1992년 한국증권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

1995년 금융산업발전심의회 전문위원

1997년 금융개혁위원회 전문위원

1997년 한국증권연구원 부원장

금융구조조정과 기업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본시장을 이끌고 있는 증권산업은 착실하게 제 위치를 찾아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증권산업은 명실공히 금융산업의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에서는 1999년 11월 금융서비스현대화법에서 금융지주회사의 증권회사 소유에 대한 제한을 폐지했다.

그 결과 많은 은행들은 증권회사와 자산운용회사를 인수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향후 금융업계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지주회사 통해 은행업 진출



세계의 금융시스템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분업주의와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겸영주의로 나눌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은행업과 증권업이 분명히 구분되고 있어 은행은 증권업무를 취급할 수 없고, 증권회사는 은행의 기본인 예금취급을 하지 못한다. 유럽에서는 은행이 증권업도 겸영하고 있다.

최근에야 미국은 금융지주회사가 마음대로 증권자회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다만 아직 은행업과 증권업 사이에는 두터운 벽이 존재한다. 우리 금융 시스템은 미국의 분업주의를 따르고 있으며 일본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은행이 증권업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증권업의 미래가 밝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전통적인 은행업무는 축소되고 자산운용업을 중심으로 하는 증권업이 성장하고 있다. 은행의 결제업무는 신용카드회사가 대신하고, 대출업무도 캐피탈 회사가 대신하고 있다.

금융자산이 축적되면서 소비자들은 단순한 예금보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수익을 극대화하는 자산의 운용에 더 신경을 쓴다. 최근 월가의 동향을 보면 은행지주회사들이 자산운용회사를 인수하는 경향을 쉽게 볼 수 있다. 바야흐로 증권업 위주의 금융산업 개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 우리 증권산업은 기본적으로 몇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 첫째, 업무가 너무 제한적이다. 우리 증권산업은 분명히 미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같은 분업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에서 수입된 결과가 됐다. 미국의 경우 증권회사는 예금취급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이 업무를 제외하면 다른 모든 업무를 취급할 수 있다. 소위 네거티브 시스템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증권회사의 경우 법에서 정한 유가증권의 경우에만 인수, 자기매매, 위탁매매 등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유가증권을 거래하거나 상품을 개발하게 되면 감독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증권회사는 외환을 거래할 수 있는데 국내 증권회사는 외환이 유가증권이 아니고, 외국환은행이 아니어서 거래를 못한다. 미국의 증권회사는 허가를 받지 않고 장외에서 파생상품을 만들어 거래를 할 수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 증권회사는 이것이 유가증권으로 정의되지 않아 원칙적으로 거래를 할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우리 증권회사는 너무 협소한 업무영역을 가지고 외국 증권회사와 경쟁하고 있다.

둘째, 증권산업 내부적으로 생명줄인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쌓기 위한 준법감시 활동이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 국제수준의 명망이 있는 증권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금융기관이 위법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준법감시인은 회사의 모든 임직원이 위법행위를 하고 있는지 여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자기가 잘 판단하기 어려우면 감독기관과 수시로 협의하여 판단한다.

따라서 준법감시인이 제대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독립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를 포함해 어떤 임직원이라도 위법행위를 하면 준법감시인이 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금융산업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에서도 준법감시인의 임명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그 활동이 법으로 규제되고 있다.



▷국내 증권산업 제약많아



세번째로 현재 증권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금융시장의 분할이 너무 심각하여 자금의 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융위기 이후 시중자금은 은행으로부터 투신으로 이동했고, 이에 따라 기업의 자금조달중 회사채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그러나 대우사태 이후 시중자금은 투신권을 떠나 은행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은행은 기업에 대한 대출보다 더 안전한 투자대상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안전한 국공채 시장에서는 자금이 풍부하여 수익률이 하락하고, 조금이라도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자금을 마련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나아질 문제라고 생각되지만, 펀드산업을 포함한 증권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신뢰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 구조조정업무 취급해야



또한 모든 금융기관이 지나치게 단기 금융상품을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저축 혹은 투자도 너무 단기 지향적이라는 점도 문제다. 개인투자자는 물론이고 기관투자자들도 자산운용에 있어 단기상품을 많이 편입하고 있는 것은 장기상품의 부족을 반영한다.

과거 20년간 주식투자 수익률이 매우 낮아 장기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지만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장기이면서 다양한 금융상품의 개발이 아쉽다.

자본시장의 전면 개방으로 선진 금융기법과 자본력을 겸비한 외국의 증권사들이 국내 자본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이와 경쟁할 수 있는 증권회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전체 금융시스템에서 자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자본시장에서 외국 증권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증권산업의 육성은 금융시장 전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기업구조조정 관련 국내 증권업계의 경쟁력은 외국 증권회사에 비해 너무 취약하여 구조조정 시장의 사업 기회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은 자본시장을 매개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증권회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미국의 경우 기업구조조정 업무는 증권회사의 핵심업무 중 하나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분야의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증권산업을 대표할 수 있는 증권회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차원에서의 인프라 구축과 개별 증권사 차원에서의 투자은행업무 수행 능력의 구비가 요구된다. 제도적 차원에서는 유가증권 개념의 확대를 통한 업무영역의 확대가 필요하다. 개별 증권사 차원에서는 부실자산 유동화에 대한 국내 증권회사의 인수능력, 가격결정 능력 및 자문능력 등을 배양해야 한다.

대형 공기업의 민영화에 대한 방법 설계, 가격 결정, 유가증권 판매 등에 대한 자문능력도 외국회사에 의존하지 않도록 능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부족한 M&A 및 기업구조조정 수행능력도 향상시켜야 한다.

증권회사의 투자은행업무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각 증권사의 핵심역량을 파악하고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기업의 조직문화, 의사결정방식 등의 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투자은행 업무를 제대로 하기위해 외국의 선진 증권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활성화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기업문화의 상이성, 복잡한 절차 등으로 인해 과다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합병보다 업무제휴, 자본제휴 등 전략적 제휴를 통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의 선진 증권회사와 경쟁할 수 있는 증권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기업지배구조의 개선, 성과측정과 보상 체계의 개선, 위험관리 시스템의 효율화 등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국내 증권회사가 투자은행업무를 개발하여 외국의 증권회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품의 설계와 개발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유가증권개념의 확대가 필수 요건이다.



▷유가증권개념 확대해야



이를 위해서는 유가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는 대상을 포괄적으로 열거하는 방안을 채택하는 것이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여기에는 현재 유가증권으로 인식되지 않는 파생상품, 개방형 증권투자회사의 주식, 여러 유가증권을 결합한 상품 등도 유가증권에 포함되어야 한다.

증권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수요기반이 중요하다. 또 자본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개발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자본시장에서 장기상품의 개발을 위해서는 연금제도의 개선 및 확대가 필요하다. 현행 확정 급부형 퇴직연금제도에 추가하여 확정 갹출형 퇴직연금 구조를 고안하여 고용자에게 선택사항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연금의 경우 기업연금과의 이전, 금융기관간의 이전을 허용해 근로자들의 재산형성과 퇴직연금의 안전한 축적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퇴직을 할 경우 다시 기업의 퇴직연금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한다면, 노동의 유연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증권산업 신뢰제고 긴요



또한 연금의 경우 중도해지를 엄격하게 하여 정말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은퇴할 때까지 찾지 못하도록 해 장기투자를 장려해야 한다.

준법감시 활동은 회사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사항이다. 미국의 경우 증권산업의 명성은 준법감시 기능의 성공에 기초를 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미국 증권관리위원회의 한 보고서는 “펀드산업의 성장은 높은 수익률 때문이 아니라 미국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준 이상의 높은 윤리의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성장도 이와 같은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증권산업의 윤리성 확보를 통한 신뢰 제고는 증권시장의 건전하고 안정된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불특정 다수의 일반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관리해 주는 펀드매니저들에게는 전문성과 윤리성이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증권산업 내에서 고객을 대신해 자금을 운용하는 증권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사전적으로 자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자격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증권업 종사자의 윤리성을 점검하는 적격성 심사제도의 도입, 그리고 사후적으로도 계속 이들의 윤리성을 유지하고 제고시킬 수 있는 교육 등이 강화되어야 한다.

우리 증권산업이 신뢰를 유지하고 새로운 장기 금융상품을 제대로 개발할 수 있고, 안정적인 수요기반을 확립할 수만 있다면 장래 전망은 매우 밝을 것이다.



관리자 기자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