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매각되지 못해 투신증권 고유계정에서 부담하고 있던 후순위채와 투기 등급채 해소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같은 자산유동화 방안은 후순위채와 RP상품의 금리차를 이용해 일정 마진을 수익으로 얻을 수 있어 유동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미 자산 유동화 방안의 일환으로 RP상품을 발매하고 있는 한투증권은 지금까지 후순위채를 담보로 잡은 RP상품을 3000억원 정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투증권도 이에 대한 검토 작업을 마치고 RP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시스템이 완료 되는대로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11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후순위채와 투기 등급채의 유동성 확보에 골머리를 앓던 투신사들이 후순위채를 풀링해 이를 담보로 한 RP확정부 상품을 통해 자산유동화 방안에 적극 나서고 있다.
2조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한투증권은 RP상품에 대해 확정 금리를 고객에게 제시하고 이를 일정 시점이 지난 후 되사주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자산유동화 방안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RP상품의 발행 한도는 후순위채 보유 규모 만큼 발행이 가능해 그동안 투신사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후순위채 해소책의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가 오를 경우 역마진 발생이 우려되고 있어 탄력적인 금리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RP상품의 기간이 보통 3개월, 6개월, 1년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금리 노출에 따른 기간별 미스매칭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리스크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투 홍성일 사장은 “RP상품은 고수익을 원하는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이라며 “후순위채를 대체하는 것보다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를 실시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투증권 또한 시장에 매각이 안되고 있는 후순위채의 처리를 위해 이를 유동화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되도록 RP상품을 취급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어서 부실을 털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업계는 후순위채와 투기 등급채의 해소를 위해 고수익RP펀드를 허용해 줄 것을 조만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고수익RP 펀드를 통해 미매각 수익증권을 해소할 수 있으려면 연기금 등을 동원해 관련 펀드에 자금을 투입해 현금 확보에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