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침체에 따라 상당수 벤처캐피털사 주가는 액면가 수준이거나 밑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벤처캐피털 CEO들은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관심사항인 주가에 혼신의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는 상태이다. 이는 CEO의 회사 경영능력과도 직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기술투자, 신한캐피탈, TG벤처, 한림창투, 동원창투, 대신개발금융, KTB네트워크, 무한기술투자, 우리기술투자 등 9개 벤처캐피털이 위탁사를 선정해 자사주를 매입했거나 취득중이다.
한림창투(대표 최명진)는 지난10월 6일까지 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데 이어 11월에만 6만7956주(2억7000여만원)를 매입해 주가를 떠 받히고 있다.
TG벤처(대표 이정식)는 대유 현대 LG증권을 위탁사로 선정해 8월말까지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지난달 한미은행과 50원 규모의 자사주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해 주가관리를 하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대표 서갑수)는 지난 4월 400억원의 주가관리 펀드를 조성한 후 자사주 590만주를 취득했으며 주택은행과 자사주취득신탁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5월까지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또한 지난달에는 한화투신운용를 위탁회사로 해 100억원 규모의 신탁계약을 체결해 내년 11월까지 주가관리에 나선다.
신한캐피탈(대표 강신중)은 신한은행을 위탁사로 하는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취득신탁계약을 11월 29일에 체결했다.
한편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가 지난 4월 880억원대의 자사주 취득 자금과 280억원 규모의 펀드로 자사주를 매입한데 이어 최근에는 KTB직원들이 자사주식이 저평가 되었다며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동원창투, 무한기술투자, 우리기술투자, 대신개발금융이 각각 17억8500만원, 30억원, 60억원, 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거나 취득중이다.
벤처캐피털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이 악화돼 주가관리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지만 취득효과는 미미한 편”이라며 “그렇다고 자사주 매입을 중단할 경우 주가가 더 빠질 것으로 보여 현상유지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은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자사주 취득은 일반적으로 유통물량을 줄이는 데다 회사가 주가관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인식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실제로 기업이 기업가치 증대와는 무관한 주식매입에 자금을 소진하는데다 사들인 주식이 6개월 뒤면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