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펀드의 설정이 사실상 중단된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각해 업계에서는 앞으로 몇 개 운용사가 자진 인가를 반납할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등 업계 공멸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가 반납을 결정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나온 월드에셋은 인가 반납설을 부인하면서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문 운용 섹터로서 각광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출발했던 자산운용사들의 전문 인력이 이탈하는 사례가 속출, 위기감이 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월드에셋의 인가 반납설과 미래에셋의 펀드매니저 해외 연수 실시는 업계의 구조조정이 사실상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잇따른 뮤추얼펀드의 운용 실패는 규모가 적은 운용사들의 영업 행태를 바꾸고 있다. 펀드에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자 운용사들이 대거 투자자문 업무를 늘리면서 본업보다 부업에 충실한 왜곡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 인력마저 자산운용사의 장기적 비전이 없다는 이유로 업계를 떠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해 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꾸준히 인력을 확충하는 곳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유리에셋과 다임 인베스트먼트는 최근 펀드매니저를 확충하는 등 위기의 상황을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다임은 앞으로 주식보다는 채권 분야에 주력하기 위해 새로 채권담당 매니저를 찾고 있는 동시에 상품의 라인업 구축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업계의 어려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여 투자자문에 전념하는 형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른 직원들의 이탈 현상은 업계의 구조적 몰락 과정인 동시에 어찌보면 자연스런 퇴출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