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들어 투신사들의 채권 운용 전략 패턴이 두드러지게 변한 부분은 펀드의 평균 만기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만기 듀레이션을 1년 6개월에서 8~9개월로 가져가고 있다. 또 최근 금리가 불안한 점을 감안해 장기채권 편입을 자제하고 유가가 진정되고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 듀레이션을 조금씩 늘린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아무리 채권 매매차익을 많이 내더라도 채권의 경우 수익률이 그리 크게 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지금까지 많은 거래가 이뤄지고 과당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즉 현재 회사채의 경우 수익률이 8.3% 정도인데 여기서 운용보수 1%를 빼면 7.3%인데 펀드에 회사채를 100% 다 채워야 7.3%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펀드에 회사채 말고도 현금이나 국공채 등을 편입하면 이보다 낮은 수익률이 시현되는 데 현재 업계에서는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어 지나친 단기 실적 위주의 과당 경쟁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재 채권펀드의 듀레이션이 평균 7개월로 지난 8월부터 듀레이션을 낮췄다.
전체적으로 볼 때 만기매칭 비율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전략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단기적인 매매는 지양하고 주로 전체 포트폴리오 구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또 금리상승 요인이 하락 요인보다 크다고 판단하고 있어 이처럼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갈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투신운용은 개별 채권종목의 매수나 매도는 펀드매니저의 권한에 맡겨 잔존만기 2년짜리 채권을 편입하든 3년짜리를 편입하든 듀레이션과 신용등급에 관한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인 채권의 가중평균 신용등급을 준수토록 하고 있다. 즉 펀드매니저가 지켜야 할 사항은 최하 신용등급과 듀레이션 변동폭, 가중 평균 신용등급 세가지이다. 특히 비과세펀드는 엄격한 팀제 운용을 통해 듀레이션의 변동폭을 10%로 하며 나머지 펀드는 상하 20%의 변동폭을 인정해 주고 있다.
듀레이션은 8월 중순부터 조금씩 줄이고 있으며 최근 전체 듀레이션은 1년 안팎으로 금리가 급반등한 상황에서 듀레이션을 더 줄이지는 않고 1년 안쪽에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는 리스크 관리 위주로 운용할 계획이며 내년 초까지 금리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투신운용은 채권펀드 전체 포트폴리오의 듀레이션을 평균 6개월 정도로 운용하고 있어 가장 짧은 만기 구조를 가져가고 있다. 채권운용팀 박성원 팀장은 “기본적으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매칭 전략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하반기에도 금리불안이 계속 이어지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투운용은 유사 성격의 펀드를 동일한 전략으로 운용함으로써 펀드간 수익률 격차를 방지하고 있고 펀드매니저들은 운용회의를 통해 월단위로 듀레이션 조정을 하고 있다. 비과세펀드는 목표수익률을 채권형의 경우 9~10%, 국공채는 7~8%에 맞추고 있으며 무리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제일투신운용은 투신사중 유일하게 비과세펀드에 변동금리부채권(FRN)의 편입비를 높이고 듀레이션을 길게 가져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채권운용팀 위상식 팀장은 “FRN은 금리변동의 위험을 줄여줄 수 있는 채권으로 시가 평가가 정착되면 FRN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FRN에 대한 가격이 현재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시가평가가 정착되면 이 채권을 펀드자산의 30~50%까지 편입시킨다는 것. 전체 채권편입비 80%중 50%가 FRN일 정도로 제일투신은 신종채권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그는 최근 금리가 하락할 때에는 자본이득을 못얻었지만 금리가 상승하는 지금은 양호한 수익률을 실현해 목표 수익률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태경 기자 ktit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