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은행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하나-한미은행 등 IT자회사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은행들이 지분참여 의사타진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나서는 등 파트너 물색을 위한 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 교두보 확보를 위한 SI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경영이사회를 위해 IT자회사 설립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IBM과 EDS 국내 지사를 거쳐 본사에 투자의향서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컨설팅 결과에 따라 HP와 CA, 앤던슨컨설팅 등 지분참여가 가능한 외국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출자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IBM HP 등과는 이미 심도있게 아웃소싱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국민은행측은 자회사의 초기 자본금 규모를 250억원 가량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투자한도 제한을 가지고 있는 국내지사 대신 본사차원에서 직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국민은행측은 자본금 규모가 큰 만큼 국민금융그룹이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여러 SI업체들을 지분참여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다.
하나-한미 합작IT자회사에 참여할 SI업체 선정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합작IT자회사 설립사무국’은 지난 11일 한국IBM 삼성SDS 한국HP에 2차 제안요청서를 보냈다. 오는 20일까지 제안서를 마감하고 서류심사를 거쳐 24~26일까지 사흘동안 제안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설립사무국은 1차 제안서에서 SI능력 및 수준, 은행권 사업실적 등을 평가해 은행권 사업실적이 저조한 현대정보기술과 LG-EDS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제안서는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에 비중을 두고 심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은행권 IT자회사에 대해서는 삼성SDS 등 국내 SI업체들의 의지가 훨씬 적극적이다. IBM 등 외국계 SI업체들이 기존 금융권 시장을 잃지않기 위해 수세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반면 삼성SDS LG-EDS 등 국내 업체들은 금융권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확실한 교두보 마련이라는 차원에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반면 관계자들은 은행권 자회사 설립과 관련 “실제적인 작업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성사여부에 대한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춘동 기자 bo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