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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가...‘벤처 10월 대란說’

한창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0-12 10:03

닷컴벤처 M&A 안된채 조용히 사라져

올 초부터 횡횡하던 벤처괴담 내용중 ‘10월 대란’이라는 말이 쏙 들어가 버렸다. 벌써 10월 중순. 증권가 및 벤처업계에서 떠도는 대란설대로라면 벤처기업 수백군데가 문을 닫고 수많은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활발히 진행되는 등 무엇인가 보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너무 조용하다.

요즘같이 어려울 때 ‘어디가 문을 닫았더라’라는 말은 벤처기업 모두에게 치명적이다. 따라서 모두가 쉬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M&A중개사들에 닷컴기업 매물은 넘치고 있지만 실상 상위 몇몇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인수합병 대상으로 검토되지 않고 있다.

또한 대부분 벤처기업들은 일반 제조업체처럼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융통시키는 것이 아니라 투자기관들로부터 무담보 지분출자를 받기 때문에 사업을 중단하더라도 대외적으로 그 회사가 문을 닫았는지 알수 없다. 따라서 겉보기에는 평온하다.

M&A관계자에 따르면 M&A사를 찾아오는 기업의 90%가 벤처기업이며 그중 60~70%가 닷컴기업이라고 한다. 특히 작년이나 올초까지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자금을 모두 소진하고 2차펀딩을 위해 동분서주하다 결국 M&A중개사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그런데 문제는 M&A를 신청하는 대다수의 닷컴기업중 M&A에 성공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선점기업이 아닌 벤처기업들은 인수합병을 아예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즉 상당수 닷컴기업의 M&A는 공염불일뿐 실현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면 M&A도 되지않는 업체들중 문을 닫은 기업들에 대한 언론보도는 왜 없을까? 당연한 의문사항이다. 제조업체들은 회사채발행이나 자산을 담보로 차입을 통해 회사경영을 한다. 이에 반해 벤처기업들은 투자기관들로 부터 무담보 무보증 지분참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에 따라 투자한 회사가 문을 닫아도 조용한것이다. 벤처기업 사업이 중단되더라도 벤처캐피털들은 그 기업으로부터 건질 것은 없다. 다만 이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만일 벤처캐피털 투자기업이 사업을 중단했다는 얘기가 나돌면 투자조합을 조성할 때 기관투자가 및 개인참여가 요원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벤처기업들은 자금이 부족해도 제조업체들에 비해 상당기간 버틸 수 있다. 제조업체처럼 원재료 구입, 제품납품 등의 공정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벤처기업이 문을 닫아도 청산할 자산이 거의 없다. 회사가 기울어지면 연구인력들은 다른 벤처기업으로 바로 옮겨 버린다. 이에 따라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벤처기업이 사라지며 또다른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조용한 ‘玉石가리기’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수십배의 프리미엄으로 1차 펀딩을 받은 후 2차펀딩을 받아야 할 지금 벤처기업들은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조정기의 벤처기업들에게는 당분간 어려움이 예상되나 이 시기를 잘 넘기면 벤처체질이 한층 탄탄해질 것이다.



한창호 기자 che@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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