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6일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들의 수신비중 변화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총유동성(M3)을 기준으로 할 때 은행계정의 수신비중은 올해 6월말 현재 388조8천억원으로 전체 금융권의 44%를 차지, 9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계정의 수신은 작년 7월의 대우사태 이후 투신권 등에서 이탈한 자금이 안정성이 높은 은행으로 이동하면서 늘었는데 대우사태 이전에는 33% 수준에 머물렀었다.
생명보험사들의 수신비중도 98년말 11.8%이던 것이 올해 6월말 12.3%로 상승, 은행신탁이나 투신권을 능가하는 2대 금융기관으로 떠올랐다.
우체국 수신은 외환위기 전에 1.1%이던 것이 국가가 원리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올 6월말에 2.2%로 높아져 신협(2.0%)을 웃돌고 있으며 조만간 상호신용금고(2.4%)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은행신탁 비중은 97년말 20.8%에서 올 6월말 9.4%로 축소,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97년말에 점유율 9.4%이던 투신사 수신은 외환위기 이후 급속히 늘어 99년 6월말 19.5%까지 증가했으나 대우사태가 난 후 다시 줄어 올해 6월말에는 10.7%까지 감소했다.
이는 대우사태 이후 투신사 보유자산이 부실화된데다 일반인들의 위험자산 기피경향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종금사의 경우 신인도가 저하되면서 97년말 3.0%이던 것이 6월말에 0.6%로 하락했으며 상호신용금고 역시 외환위기 이후 67개사가 퇴출되면서 97년말 3.7%에서 6월말 2.4%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은행 수신기반 확대로 은행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됐으나 유가증권 투자로 자금을 운용하던 2금융권들이 위축되면서 회사채나 기업어음(CP) 의존도가 높은 일부 중견대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