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은 컨설팅을 받은 대로 조직과 인사제도를 개편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적합한 틀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지만 각 은행의 조직 개편안은 전혀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단적으로 지난 15일 대구은행은 그동안 KPMG와 아더앤더슨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결과를 토대로 은행 내부 조직을 사업본부와 지원본부로 나누고 ‘부’를 없애고 ‘팀’제로 전환하는 등의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대구은행은 이같은 조직개편을 통해 선진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성과평가를 통한 책임경영과 수익경영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팀제 도입과 결재라인 축소라는 기본 틀은 기존에 다른 은행들이 컨설팅을 받아 도입한 조직 개편안과 다를 것이 없어 거액을 들이면서 까지 모든 은행들이 컨설팅을 계속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그동안 비슷한 형태의 조직구조와 영업방식을 영위해 온 점은 인정되지만 대형 시중은행이나 중소형 지방은행에 대한 유수의 컨설팅사들이 내놓은 연구 결과물이 너무나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구은행의 이번 개편안은 맥킨지가 마련한 주택은행의 조직 개편안과 거의 동일해 서로 다른 은행을 서로 다른 컨설팅사가 작업을 했는 데도 어떻게 결과가 똑같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주택은행도 맥킨지의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기존의 부장 차장 과장 대리등의 조직구조와 결재라인을 부행장(본부장) 팀장 팀원의 단계로 대폭 축소한 바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은행 관계자들은 컨설팅이 조직의 효율성 제고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수십억원의 비용을 감안하면 회의적이라는 시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의 한국식 인사제도와 조직구조가 외국 컨설팅사에 의해 일률적으로 개편되고 있다”며 “결재단계 축소, 성과 평과 등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신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할 뿐더러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