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태로 랩상품이 허용될 경우 당초 기대했던 자산종합관리로서의 명분도 퇴색될 뿐더러 랩어카운트에서 투자할만한 금융상품이 없어 주식 투자에만 치중, 데이 트레이더의 양산만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랩상품은 단지 수수료를 인하하는 결과를 가져와 증권사의 수지 악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랩어카운트는 기존 주식 약정에서 받던 커미션에서 건별로 받는 보수(fee)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주변 여건이 성숙되지 못해 단지 수수료 체계가 변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보통 1년에 3%의 수수료를 받는다고 할 때 회전율 높은 고객들은 랩상품에 가입해 자유롭게 주식을 매매할 수 있어 수수료 인하를 촉발할 우려가 있다.
즉 회사에 있던 위탁계좌가 단지 랩상품으로 이전되는 계좌간 이동만 이뤄지기 때문에 수수료 수입이 떨어지고 이에 따른 증권사간 경쟁이 가열돼 경영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같은 증권사간 수수료 인하 경쟁은 디스카운트 랩의 활성화를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사이버 증권사간 수수료 싸움이 일어날 공산이 크며 사이버 증권사는 연간 수수료를 1%정도 낮춰 랩상품을 만들 경우 증권업계의 사활을 건 생존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디스카운트 랩의 보수는 기존 브로커 수입의 10분의 1에 불과, 이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따라서 랩상품의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가입 최저 한도 금액을 높게 잡아 말 그대로 고객들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수수료 체계를 자산관리에 맞는 수준으로 올려 고급형 상품과 디스카운트 랩으로 양분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경 기자 ktit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