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국제적 정합성을 가진 지주회사체제를 도입해 선진화된 경영체제를 갖추기 위한 측면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산은은 지주회사내에 사외이사제도, 감사위원회 등의 견제역할을 강화해 공정하고 투명한 자회사 관리체제를 확립할 방침이다. 특히 중복업무나 인력·조직 등을 본체와 자회사간 또 자회사 상호간에 서로 조정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산은은 자회사들의 점포를 공동 이용하고 업무 연계 효과를 최대한 활용, 저코스트·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산은은 환경산업 같은 소외영역과 미래산업 통일금융 등 21세기 정책금융 활동도 산은 본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행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임무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다.
산은은 올해안에 금융지주회사법이 제정되면 바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당국의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지주회사가 설립되면 우선 1단계로 자회사인 산은캐피탈과 대우증권을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시키게 된다.
산은의 금융지주회사는 우선 산은캐피탈과 대우증권의 보유주식을 현물로 출자해 약 8000억원 규모의 자본금으로 설립하게 된다.
이밖에 산은이 추진하는 3단계 지주회사 발전방안은 다음과 같다. 1단계에서는 국내에서 금융 지주회사를 시행하는 첫 사례라는 점을 감안, 선진형 운영체제를 조기 확립하는 데 주력한다.
2단계는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핵심 금융기능을 갖추는 데 필요한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하는 시기로 2001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산은은 이와 관련 중소형 보험사를 인수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산은과 자회사간 점포공유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임과 동시에 중복 업무를 조정해 업무 효율성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3단계는 2002년 이후로 고객의 다양한 금융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종합금융서비스 체제를 완성하는 지주회사 발전의 마무리 단계라 할 수 있다. 산은은 3단계에서 본체의 비정책성 금융업무 등을 분리해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산은 본체는 순수 정책 금융업무만을 전담하며 금융지주회사는 기업금융 전문 상업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업 등을 상호 연계해 수평적 시너지 효과를 높혀 저코스트·양질의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산은이 과거 설립 초기 개발금융기관으로서의 시각만으로 볼 때는 지주회사로 발전하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산은이 키워온 기업금융 분야나 도매금융 분야,국제투자 분야에서의 역할을 감안하면 지주회사 도입을 통한 산은의 질적 변신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산은의 입장이다.
또 최근 IMF이후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공급규모가 크고 장기금융 성격인 기업금융 보다는 개인금융에 치중해 기업금융분야의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금융 국제화가 촉진되면서 선진국 은행들이 지주회사 방식으로 선단형 종합 서비스 체제를 갖추어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시중자금이 이들 금융기관에 몰려 기업금융분야의 공백이 가속화될 위험도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대부분 외국인 투자가가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전략적인 기업금융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산은이 이 분야에서 리딩뱅크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금융계 일각에서는 정책 금융기관인 산은이 상업적 영역에 과도하게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산은이 지주회사 체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않다. 또 산은이 과연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 상업적인 영역에서 성공할 수 있겠는가 라는 지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산은 이경득 지주회사 설립사무국장은 “이제 어떠한 금융기관도 시장원리와 상업원리를 떠나서는 생존을 말할 수 없다”며 “3단계 발전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비시장적인 정책금융이 분리돼 상업금융과 조화를 이뤄 산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시장 중 가장 선진화되어 있고 세계적인 국제금융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싱가폴의 개발은행인 DBS(Development Bank of Singapore)가 세계 수준의 아시아 지역 리딩뱅크를 표방하면서 1999년9월에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것은 기능과 역할 면에서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는 산은의 발전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