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제일은행 풋백옵션 관련 지원분 3조5315억원은 어떻게 조달하는가
▲1조3000억원은 제일은행으로부터 매입한 자산을 매각해 조달하고 2조원은 신규 재원으로 내달 중순쯤 투입할 예정이다. 나머지 2000억원 정도는 교환사채를 발행해 조달한다. 이렇게 되면 제일은행에 순투입되는 자금은 10조원 수준이다. 17조원이 아니다.
-제일은행을 퇴출시켰어야 했다는 의견이 또 나오고 있다.
▲말도 안된다. 제일은행을 퇴출시키면 20조원 이상이 날라갔을 것이다. 또한 IMF위기 이후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예금전액보장을 약속한 상태였기 때문에 예보가 예금 대지급에만 10조원 이상을 투입했어야 했다. 또 제일은행 파산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당시 IMF는 어떤 입장이었나
▲98년초 IMF의 구제자금이 지원되기 전 IMF는 제일 서울은행의 파산을 원했다. 하지만 두 은행의 자산이 100조원에 달했고 두 은행을 파산시키면 40조원 이상이 날라가고 60조원의 여신을 회수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금리가 30%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돈을 끌어다 대출금을 갚을 수 있겠는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금융기관 정리시 예보의 원칙은 무엇인가
▲두 가지다. 정리에 따른 최소비용 원칙과 정리했을 때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하는 것이다.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파급효과를 감당할 수 없었기에 정부가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예보가 정부 정책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아니다. 예보는 철저하게 두 가지 정리 원칙을 따르고 있다. 일례로 부실 신용금고 문제를 놓고 금감위는 대다수의 금고를 살리자고 했으나 예보가 이를 반대했다. 자산 청산가치와 청산손실 등을 고려했을 때 퇴출시키는 것이 비용부담이 적어 부실 금고를 퇴출시킨 것이다. 제일은행의 경우는 금감위의 매각 결정에 대해 예보가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동의한 것이다.
-일각에서 내년 말까지 제일은행에 풋백옵션으로 1조~2조원이 더 투입될 것으로 보는데.
▲전혀 아니다. 이번 풋백옵션 3조5000억원 중에서도 3조2000억원이 기존의 대우 등 워크아웃 여신이고 순수 풋백옵션은 3000억원이라 할 수 있다. 또 올들어 1월부터 7월까지 기타 풋백옵션으로 지불한 1300억원도 50%는 제일은행이 지급보증한 것이고 나머지는 소액 대출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제일은행은 지난해말 1조6000억원의 지급보증 잔고가 있었으나 7월말 현재는 12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 대규모 풋백옵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 또 지난해 말 제일은행은 기업주식 회사채 등을 2조원 정도 보유했으나 7월말 7500억원으로 줄었다. 게다가 7월말 풋백정산으로 자산의 클린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이 부분도 대규모 추가 풋백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
-일각에는 뉴브리지가 시세차익을 노리는 펀드이기 때문에 여전히 곱지 않게 바라보는 것 같은데.
▲제일은행을 매각할 때 정부가 국제적으로 유명한 수십 개의 금융기관에 매각 오퍼를 냈으나 다 거절당했다. 정상적인 금융기관이라면 제일은행의 부실과 당시 국내 경제상황을 고려했을 때 매입을 결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다. 일부 전문가를 제외하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뉴브리지가 협상대상자로 등장한 데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
-5000억원에 경영권을 넘기고 풋백옵션까지 준 것이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아직도 있다.
▲아무도 사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가격을 높게 받을 수는 없다. 예로 사과박스에 사과가 몇 개나 썩었는지 정확하게 모르는 상황에서 구매자와 매각자가 협상해 일단 거래를 성사시키고, 추가로 발견되는 썩은 사과에 대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1년 반이 지나고 풋백옵션이 끝나면 제일은행의 주가가 기대한 만큼 오르리라고 장담하는가
▲풋백이 끝나면 일단 제일은행의 자산은 100% 클린화된다. 또 뉴브리지도 투자한 5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발생한 자산에 대해 관리를 철저히 하고 선진 경영기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 제일은행 주가가 5만원 이상이 돼야 정부가 본전을 뽑는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정부의 공적자금 순투입액을 5조원으로 가정했을 때이다. 제일은행으로부터 매입한 자산매각 등을 통해 순투입액을 5조원 미만으로 줄일 자신이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