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지금까지 거론된 안`이란 정주영 전명예회장 자동차 지분의 ▲채권단 위임안 ▲매각안 등 크게 두가지다. 이중 매각안이 최적안임에 틀림없지만, 정 불가능하다면 차선책으로 채권단 위임안도 가능하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다. 다만 의결권을 포기한다는 `각서`가 필요하다는 단서가 붙어있다.
따라서 현대와 공정위가 모처럼 의견접근을 본 방안이지만 막상 현대가 뒤로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다. `동일인 지분을 3% 미만으로 낮추라는 공정거래법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지만 공정위가 수용가능성을 보인 안을 거부하는 것이 어쩐지 석연치 않다. 뭔가 다른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가 구상중인 `현대다운 안`이란 과연 뭘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계열분리안을 마련중인 MH(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 진영의 기류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MH 진영은 최근들어 정부에 완전히 `저자세`로 태도를 바꿨다. 정부와 시장의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다. 한편으로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기존 자구계획 외에 정주영 전명예회장 3부자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자 이를 `전파`하는데 몹시 애를 쓰는 눈치다. 3부자 퇴진론의 핵심인 MK(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퇴진을 공공연히 요구하는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로 볼 때 계열분리안이 결국 MK 퇴진론과 맞물려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는 지나친 확대해석일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달 24일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은 홍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계열분리와 관련 `정부와 약속한대로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이라며 `정몽구 회장측이 퇴진을 언제 받아들이냐가 문제며 잘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의미심장하다. 이를 두고 단순한 실언(失言)이 아니라는 관측이 많다.
따라서 MH가 구상중인 `현대다운 안`이란 MK 퇴진을 전제 조건으로 자동차 지분을 정리하는 방향에 초점을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분정리 방식은 그대로 매각하거나 아니면 자동차로 넘기는 방안을 상정할 수 있다. 이는 현단계에서 대단한 폭발력을 가진다. 일단 정 전명예회장이 선언한 `3부자 동반퇴진`을 뒷받침하는데다 기존 주장대로 자동차를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라는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아울러 MH가 자동차를 장악하려고 한다는 항간의 의혹도 불식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즉각 MK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해 사태가 또다시 형제간 내분으로 발전될 우려가 높다. 특히 MK는 지난 5월말 `3부자 동시퇴진`을 MH 가신인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의 사전각본이라고 주장,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언한 터여서 MK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MK진영에 여론이 호의적일리 만무하지만 정 전 명예회장이 직접 나서 `선언`을 하지않는 이상 또 다시 이전투구식 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MK 외에 정 전명예회장과 MH는 과연 실질퇴진했느냐`는 회의적 여론도 있어 MH측이 성과를 거둔다고 보장할 수 없고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정 전명예회장이 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카드도 생각해 볼수 있다. 정 전명예회장의 마지막 여망이 대북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관련 재단을 설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정 전명예회장이 지분을 매각하되, 그 매수처를 MK 진영외의 친족계열사인 성우, 한라, KCC 등 위성그룹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회지도급 인사중 정 전명예회장이 직접 지목한 인사에게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현대측은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으며 공정위와 충분히 협의해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대주변에서는 `현대다운 안`이란 결국 정공법으로 원칙에 따라 깨끗하게 매각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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