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은 또 현대가 채권단 요구에 대해 성의없이 대응할 경우 지난달 은행장 회의에서 도출된 현대건설 부채에 대한 만기연장 합의도 파기, 자금회수에 나설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한편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현대가 8월중에 스스로 해결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그룹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최근 현대 3부자의 퇴진과 자동차 및 중공업의 조속한 계열분리,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매각 등을 현대에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 이를 제대로 지키도록 재무약정을 맺을 것을 검토중이다.
외환은행 고위관계자는 `재벌들의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기 위한 재무약정이 지난해 말로 종료돼 지금은 재무약정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현대가 대국민 약속을 제대로 지키도록 감시하기 위해 재무약정을 다시 맺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 다른 관계자도 `실무선에서는 이미 재무약정 체결작업에 착수했으며 현대가 이를 거부할 경우 바로 여신제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벌그룹의 부채비율이 높아지거나 재무구조가 악화되면 주채권은행은 재무약정을 다시 체결할 수 있으며 재무약정도 위반할 경우 곧바로 퇴출이나 여신제재가 가능해진다.
이 관계자는 또 `현대가 내놓은 1조4천7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 가운데 7천억~8천억원 정도는 현실성이 있으나 나머지는 시한이 늦거나 불분명하다`면서 `좀 더 구체적인 매각안을 밝히도록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대의 경영은 현재 가신그룹이 거의 맡아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채권단이 김재수 현대그룹 구조조정위원장에게 이야기를 하면 오너에 게 제대로 전달되는 것인지, 또 구조조정위원회의 발표가 오너의 뜻을 제대로 반영해 나온 것인지를 알기 힘들다`고 가신그룹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외환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장회의에서 합의한 현대 부채의 만기연장은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 것으로 현대의 자구계획이 부진하다고 판단될 경우 언제든지 파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현대가 시장의 분위기와 사태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달중에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해결방안을 스스로 내놓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가 만약 사안의 중대성을 과소평가해 조기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사태가 악화될 수도 있으나 현대의 오너나 경영진이 그렇게 되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