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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3단계 발전방안’ 의 의미와 과제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7-29 23:48

정책-상업금융 나눠 새로운 도약 모색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3단계 발전방안의 골자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정책금융부문으로부터 기업금융부문을 분리, 이를 별도의 은행 자회사로 두는 것이다. 이같은 발전방안을 확정함으로써 산업은행은 일단 80년대 중반이후 10여년에 걸친 위상정립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전을 갖게 됐다.

산업은행이 기업금융부문을 분리해 상업베이스의 별도의 은행 자회사로 독립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그동안 내외부에서 제기된 산업은행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를 돌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경우 개발은행의 역할이 소멸되고 일반 은행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추세이고 국내에서도 기존 국가주도 정책금융의 한계가 점차 나면서 산업은행은 안팎으로 정체성 시비에 휘말려 왔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IMF 이후 한편에서는 국책은행으로서 역할이 강조되면서도 수익성 자산건전성등에서는 상업은행 이상의 기준이 요구되는 등 산업은행의 처신이 어려운 현실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들은 “지금처럼 급변하는 금융환경하에서는 정책금융과 상업금융이 혼재되는 현재의 산업은행 체제로는 존립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추진하게될 3단계 발전방안을 살펴보면 우선 1단계는 금년 9월말까지 산업은행 산하에 중간 지주회사를 출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이 중간지주회사 밑에 대우증권 산은캐피탈이 자회사로 1차적으로 묶이게 된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은 내달초 재경부로부터 지주회사 출자 승인을 받고 8월 중순에는 공정위와 금감위의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또한 산은법 시행령상 금지돼 있는 자기자본의 15%를 초과하는 타법인 주식취득 제한 규정을 완화해 지주회사에 대한 출자를 늘일 계획이다.

2단계는 내년까지 보험 자산운용 사무수탁 등의 자회사를 추가로 설립하는 것이다. 시중에는 이미 몇몇 생명보험사가 인수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2단계에서는 증권 은행 보험 등이 서로 점포를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살릴 계획이다. 현재 산업은행 점포가 30여개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대우증권 점포 139개와 생명보험사의 점포를 서로 활용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3단계는 2002년 이후로 아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업금융부문을 분리해 기업금융전문은행을 자회사로 설립하는 등 산업은행의 성격과 위상이 180도 전환되는 시기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산업은행 모체는 지주회사로서 역할을 하면서 대북투자 등 정책금융만을 담당하게 된다. 앞으로 남북경협 및 통일에 대비, 소요되는 비용과 투자를 산업은행이 전담한다는 계획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분리 설립된 기업금융전문 은행자회사는 정책금융 등의 공공성을 완전히 배제해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된다. 산업은행은 3단계에서 M&A전문사 전산자회사 등의 자회사도 추가적으로 설립해 분리된 기업금융전문 은행 자회사와 증권 자회사 등의 업무를 보완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이같은 3단계 발전방안을 통해 정부의 금융지주회사제 도입과 겸업화 대형화 정책에 적극 호응함과 동시에 나름대로의 발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자회사 경영 실패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자회사의 독립 경영을 최대한 보장하고 낙하산 인사 등 비합리적인 인사정책을 배제할 방침이다.

한편 산업은행이 지주회사와 기업금융전문 은행자회사를 설립해 발전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산업은행을 둘러싼 정치 경제적 주변환경이 성숙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평소에는 국책은행들도 이제는 수익성을 중시해야 한다고 하다가 우리경제에 문제만 생기면 산업은행을 찾고 국책은행으로서의 공익성을 강조하는 풍토가 지속된다면 상업금융과 정책금융의 분리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정치권의 협조, 일반 국민들의 이해 등이 필수적이다.

기업금융부문과 정책금융을 어떻게 구분해 분리할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들은 “정책금융 부문은 가능한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이 지주회사로 발전함에 따른 비전을 직원들에게 확신시키고 은행 분리에 따른 직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도 작지만 중요한 일이다.

한편 산업은행의 3단계 발전방안이 실현돼 상업 베이스의 기업금융전문은행이 탄생되면 이는 은행 구조조정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심심찮게 제기됐던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 등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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