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은행의 투자를 받으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자연히 아는 사람을 통한 청탁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며 은행 임직원은 물론 친인척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방위 청탁’이 성행하고 있다.
시중은행 벤처팀 담당자는 “최근들어 벤처기업들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업무량이 두배 이상 늘었다”며 “여기다가 수용하기 곤란한 청탁까지 거절하느라고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청탁을 통해 올라온 기업들이 실제 투자를 받는 경우는 전무한 상황이다. 아예 일부 은행은 청탁이 들어오면 해당기업의 사업계획서를 펴보지도 않고 폐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탁을 이용할 만큼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된 사업계획서는 검토의 여지가 없다는 것. 또한 벤처투자의 경우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는 관계로 상대적인 리스크가 큰 것도 은행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벤처기업에 투자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청탁을 통해 들어온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자체가 실패로 끝나게 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벤처팀 관계자는 “기업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전제하고 “단지 아이디어만으로 자금을 유치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벤처시장의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확실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자금을 유치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욱 기자 suk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