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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밸리 벤처맨들 올 여름도 `못쉰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6-20 17:27

쉼없이 앞만보고 달려온 벤처맨들에게 `쉼표`는 없는가.

IMF이후 2년여동안 신경제의 상징으로 자리잡으며 `창업 신드롬` 열풍을 몰고온 벤처기업도 이제 가내수공업 수준의 고용계약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강남 테헤란밸리에서 지난해 초부터 PC 게임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A사에서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차모(29)씨는 휴가없이 올여름을 날 작정을 하고 있다.

지난해 스카웃으로 이 회사에 입사한 차씨는 `연봉계약을 할 때 당연히 휴가는 있는 것으로 알았다`며 `회사와의 연봉계약서에 휴가에 대한 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여름휴가는 물론 아직까지 월차휴가도 없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최근 벤처기업의 인력수급이 유동성이 강한 스카웃 방식으로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계약조건이 개인마다 다르고 연봉제를 택하고 있어 노조설립 등 단체행동은 꿈도 못꾸는 게 현실이다 보니 회사측에 `건의`하는 수준으로 근로조건을 협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씨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단점만을 골라 모은 것이 현재 대부분 벤처기업의 근로조건 일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경매관련 사이트를 운영하는 벤처기업 B사에 다니는 이모(30)씨도 사정이 다를 바 없다.

지난 2월 국내 대기업에서 이 회사로 옮긴 이씨는 `입사계약서가 매우 허술해 휴가는 커녕 시간외 수당도 받지 못하는 벤처맨들이 적지 않다`며 `벤처도 이제 기업문화의 또다른 주류인만큼 노사관계가 재정립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벤처맨들이 대기업으로 `회귀`하는 이유도 다름아닌 불분명한 고용계약 조건과 대기업에 못미치는 사원 복지정책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벤처업체의 경영자들도 어려운 입장이기는 마찬가지다.

증권관련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C사의 대표인 김모(33)씨는 `소수의 직원들을 보유한 초기 벤처기업은 직원 한사람의 비중이 회사전체에 미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경영자로서 쉽게 휴가를 내줄 수 있는 형편이 못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게다가 벤처기업 대부분이 기존의 수익이 보장된 상태가 아니라 `아이템을 개발하고 수익이 나면 나누자`는 식의 `미래형` 고용계약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불안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테헤란 밸리에서 몇몇 `뜨는` 벤처기업들은 그래도 사정이 조금 낫다.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업체인 D사의 경우 팀별로 팀장의 권한에 따라 연중 아무 때나 개인이 원하는 시기에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고 휴가비 일부도 보조해 주는 등 대기업 못지 않은 과감한 사원 복지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같은 경우는 전체 벤처업체중 매우 드문 편이다.

서울대 안병직교수(경제학부)는 `최근 국내벤처의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나는 것`이라며 `이익을 낼 수 있는 알짜 벤처가 살아남는 시장이 형성돼야 고용, 복지문제도 자연히 해결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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