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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한생명 탈출구는 없나] ②. 위기를 기회로

문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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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0-05-04 09:31

경영인프라.시스템 업그레이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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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의 앤더슨에 대한 용역의뢰 여부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 대생측은 “컨설팅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받은 적이 있지만, 용역을 맡긴 적은 없다”고 했다. 따라서 지난호에 실었던 앤더슨이 용역결과를 대한생명에 제출했다는 표현은 수정한다.

앤더슨이 어떤 배경에서 의뢰도 없이 특정기업에 대한 상세한 분석자료를 만들었는지, 이와 관련 대한생명과 앤더슨간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앤더슨사가 대한생명에 대한 분석을 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이러한 정황속에 대한생명측이 시리즈중단을 요청했지만 본지입장에서는 고민끝에 시리즈를 예정대로 계속하기로 했다. 그것이 어떤 성격을 지녔든 앤더슨의 분석자료가 명백히 존재하고 공기업 대한생명의 경영정상화를 앞당기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석연찮은 이유로 독자와의 약속을 깰 수 없음도 고려했다. <편집자주>

앤더슨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생명의 위기는 다방면에 걸쳐 퍼져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을 범주별로 간추려보면 설계사 문제, 이익중심 경영 문제, 시스템 문제, 능동적 환경대처 문제, 직원사기 문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문제들에 대한 해결없이 경영정상화가 불투명해 진다는 것이다. 앤더슨은 보험영업 효율을 높이고, 자산부분별 수익력을 확대하고, 경영인프라를 개선하고, 기회선점 역량을 배양하고, 직원들에게 근로의욕과 애사심을 높여야 한다고 처방했다.

이러한 해법은 매우 원론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대한생명이 지난해 최순영 전회장의 사금고로 전락했을 때의 상황을 비추어보면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을 뼈저리게 체감할 수 있다. 최전회장이 지시한 편법대출과 임의인출은 ‘보험산업의 공익성’이란 기본원칙을 철저히 비껴간 결과였다.

먼저 설계사 문제. 앤더슨은 대한생명 설계사들의 낮은 정착율이 대한생명의 보험영업에 큰 위협요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외국계 보험사들의 설계사 정착률이 50.4%를 기록한 반면 대한생명은 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0.4%를 나타냈다. 게다가 99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일선 영업조직의 이완현상은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사 문제에 대해 해법으로 앤더슨은 정착수당을 대폭 개선할 것을 제시했다. 대한생명도 지난해 조직이완 현상이 두드러졌을 때 정착수당을 올려 설계사 ‘끌어안기’에 적극 나선 경험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처방에 덧붙여 회사의 정상화 작업이 무리없이 진행되면 설계사들은 자연스럽게 대한생명을 따라간다고 지적한다.

다음은 이익중심 경영 문제. 보험사의 자산운용은 공공성을 바탕으로 한다. 수많은 영세자금이 모여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그 자산운용이 국민경제의 각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공공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효율적 자산운용은 경영정상화와 직접적 상관관계를 가진다.

앤더슨에 따르면 대한생명은 상품개발시 사전적ㆍ사후적 손익분석관리가 미흡하고, 외형위주 평가로 손익중심의 평가가 부재하며, 지역별ㆍ시장별 위험판단 기준이 미흡하다. 또한 무수익 및 저수익 자산의 비중이 과다할 뿐 아니라 자산관리 기구 조직 및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즉 자산운용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가 열악하다는 분석이다. 이차손익이 98년기준 전년대비 -1250% 증가한 사실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 부분에 대한 향후 계획이 투명하게 제시해야만 공적자금 추가투입 명분도 설득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로 시스템 문제. 허약체질을 개선해 건강한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 일이 대한생명으로서는 무엇보다 급선무다. 그리고 전체조직이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려면 시스템을 재배열하고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앤더슨에 따르면 시장조사 및 판매후 피드백시스템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객 분석 및 수요예측 시스템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할한 내부의사 소통 채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네번째는 능동적 환경대처 문제. 2000년들어 생보산업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의 변화는 신판매채널 등장, 가격인하 경쟁, 고액계약자와 타계약자 간의 마케팅 차별화 등이다.

삼성 교보에 비해 대한생명의 신판매채널에 대한 신규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앤더슨은 설명했다. 따라서 판매채널의 리스트럭처링을 단행하고, 재무설계사 제도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결국 사업비율을 절감시키고 설계사 1인당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앤더슨은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직원사기 문제. 퇴직율이 20%에 이르고 경영정상화 속도가 둔화되자 일선 영업담당자들의 사기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대한생명 관계자는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80년대 후반 신설생보사들이 무더기로 생겨나며 스카우트 공세를 벌일 때 직원들이 거의 자리를 옮기지 않았을 정도로 결속력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막강한 영업조직과 애사심으로 무장한 대한생명도 정상화 추진 계획이 더뎌지고, 스카우트 관련 협정이 폐지될 조짐을 보이자 흔들리고 있는 것. 따라서 이들에 대한 조직관리가 지금은 무엇보다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앤더슨의 지적은 성과 및 능력 위주의 인사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봉제와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성과관리시스템을 도입하면 노동생산성과 수익성이 제고될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종업원의 유대감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고충처리위원회와 팀제를 도입할 것을 제시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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