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인터넷기업들의 경우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해 기업심사시 미래가치의 평가를 중시하는 경향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와 달리 제조벤처들의 경우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신기술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최근 인터넷관련산업의 특수가 가라앉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이들과 관련한 심사역들의 능력을 가늠하기에는 더 없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확실한 수익창출이 가능한 정보통신(IT)관련 제조업체에 투자가 편중되고 있는 경향 또한 기술평가능력을 갖춘 캐피털 리스트들의 몸값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국내외적으로 거품이 빠지면서 살아 남기 위한 전략적 방안을 강구하는 등 수익모델의 다각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벤처기업의 옥석가리기와 함께 기존 벤처캐피털리스트들에 대한 재평가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른바 ‘닷컴’만 붙어있으면 회원수와 페이지뷰, 방문객 수에 따라 경쟁적으로 몇 십배의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즉 전문적인 기술평가 자질을 갖춘 캐피털리스트들의 심사력에 의존하기 보다는 산업의 흐름에 편승 되어 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기존의 투자성향이 기술적분석을 토대로 한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본질적인 접근이라기 보다는 단순한 시장가치로만 평가되는 ‘묻지마 투자’가 더욱 이러한 분위기를 부추기는 상황이었다.
우리기술투자의 김도준 관리팀장은 “벤처캐피털들이 현재까지의 투자성향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시장상황이 다시 좋아졌을 때를 대비해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캐피털리스트들의 전문기술 평가능력에 대해 돌아볼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확실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정보통신장비 및 인프라 관련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전문기술 평가 능력을 갖춘 캐피털 리스트들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최근 신생 벤처캐피털업체들의 경우 한국통신이나 삼성, LG반도체등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거나 전자통신연구원등에서 연구경력이 있는 인력들을 심사역으로 충원하고 있다.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금융업계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벤처캐피털업계에 뛰어든 기존 심사역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엔케피털의 장철수 투자분석 실장은 “이러한 연구원들의 영입은 기술평가와 함께 이들이 가지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투자심사에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의 제조업체들의 기술을 평가 할 수 있는 기술인력이나 연구원들의 수요가 부족한 상태”라며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앞으로는 기술평가 전문 컨설팅업체가 각광 받게 될 것이며 대기업의 연구기관등에서의 연구원들의 대량이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욱 기자 suk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