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전산담당자들은 3월중 개장될 제3시장 운영시스템과 4월부터 시작되는 온라인 채권트레이딩시스템 준비 등의 업무가 중복되면서 전산팀 전원이 밤을 새가며 강행군을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거래소가 오는 27일까지 단가자릿수를 7자리에서 9자리로 변경할 것을 요구해 증권사들이 촉박한 일정에 시달리고 있다. 단가자릿수란 주식의 매수매도 주문등에 들어가는 개별 종목의 가격표시방법을 말한다. 현재는 7자리 즉 백만원단위까지만 지원이 가능하다.
지난 3월초 거래소측은 27일까지 단가자릿수를 9자리로 조정하도록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전산담당자들은 급증하는 사이버거래 지원에도 중압감을 느끼고 있어 일정연기를 건의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단가자릿수를 변경하는 것은 최소 300개 이상의 프로그램 수정이 필요해 사실상의 전면적인 프로그램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원장이관사인 경우 비이관사에 비해 3배이상 작업량이 많아진다.
각 증권사는 현재 자체 전산팀만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해 전산운영팀의 인원을 2배로 늘리거나 외부용역까지 활용하고 있는 지경이다. 3월 제3시장 개장과 4월 온라인채권거래시스템 준비등 업무가 2~3중으로 겹쳐있어 더욱 힘든 상태.
거래소측은 자릿수 조정의 배경으로 주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SK텔레콤이 1000만원을 넘을 경우 현 시스템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고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SK텔레콤이 액면분할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노파심’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증권사 전산 관계자들은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거래소측의 고압적인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또한 급하게 프로그램을 조정하다 보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거래소측의 준비된 정책추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임상연 기자 syl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