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주택청약예금 시장의 선점을 위해 은행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오로지 ‘금리’뿐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점포망이 적은 하나, 한미 등 후발은행이 고객 유치를 위해 금리를 경쟁무기로 삼아 다른 은행 보다 무조건 높은 금리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인 반면 국민은행 처럼 점포망이 넓은 은행의 경우 금리를 보수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초 시장 선점을 위해 사전 예약제를 실시했던 한빛, 제일, 외환은행 등이 금감원의 경고를 받고 도중에 중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일은행과 한빛은행의 경우 지난 3일과 7일부터 청약예금 8%, 청약부금 9.5%의 고시금리로 사전예약을 시작했었다.
특히 외국계 은행으로 변신한 제일은행이 다양한 부대서비스를 제공하며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벌여 다른 은행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주 금감원이 사전예약을 하지 말 것을 요구, 세 은행 모두 시행도중 중단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주택청약예금 유치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아직 약관승인도 나오기 전에 사전예약을 하는 것은 판매를 개시한 것과 다름없어 이를 중단토록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이 무리한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주택청약예금을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이 불투명한 시장을 놓고 전 은행이 경합을 벌여 자칫 출혈경쟁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향후 은행 전체 수익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욱 기자 sukim@kftimes.co.kr